(참고사진) 북한에서 가장 억압받고 가난했던 계층은 농민이다. 산을 개간하고 '소토지'를 경작해 얻은 수입은 귀중했다. 2008년 10월 평양 교외 농촌에서 촬영 장정길 (아시아프레스)

북한 당국이 과거 '산림보호'를 명목으로 주민에게서 강제로 몰수했던 '소토지'(개인이 산간 지역을 개간해 경작하던 불법 경작지)를, 수확물의 40%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기관이나 기업에 임대하기 시작한 사실이 확인됐다. 3월 초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해왔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지방 정부가 토지 임대료를 산림 복구 비용에 충당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전성준 / 강지원)

<북한내부>김정은 정권이 재단사까지 통제  개인의 경제활동은 풍전등화

◆ “기관·기업소에 ‘소토지’ 임대, 개인은 안 돼”

3월 초, 함경북도 회령시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현지 인민위원회 국토관리국과 산림경영소 주도로 소토지 이용권을 기관과 기업소에 배분하기 시작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연간 ‘산림 복구 전투’를 선포하며 주민들의 생계 수단이었던 소토지를 무자비하게 회수해 왔다. 그 토지를 현재 기업에 내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협력자는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3월 14일부터 인민위원회 국토관리국이 국토감독대와 산림경영소를 통해서 과거 개인이 개간하여 운영하던 소토지 일부를 기관, 기업소, 협동조합, 단체들에 나눠준다고 해요. 산기슭에서 150미터 이내의 땅으로 한정해 진행하고 있어요”

단, 개인은 배분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한다.

“개인한테는 안 되는데, (회령 지역의) 소토지가 20정보(약 20ha)가 넘는다고 들었어요. 보통 농장 가까이에 있는 땅은 농장이 받아서 운영하고, 그 외 것들을 단위별로 나눠주는데 국토관리국에 우선 승인을 받아야 한대요”

산 전체에 '소토지'가 펼쳐져 있다. 2014년 5월, 양강도 혜산시 교외를 중국 측에서 촬영했다. (아시아프레스)

◆임대료는 수확의 40%라는 폭리 '자력갱생'을 가장한 국가의 수탈

기업소들은 자체 식량 확보를 위해 땅을 받으려 하지만, 생산물을 절반 가까이 국가에 바쳐야 하는 구조다.

“기업소들도 서로 받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생산물의 40%를 산림경영소에 내야 해요. 그걸 어길 경우 모두 몰수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해요. 또한 토지에 심은 나무들이 자라는 데 지장이 없도록 키 낮은 작물을 위주로 심게 하고, 나무 그루 수까지 확인해서 인계인수 한다고 해요”

협력자는 이런 조치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국가적인 국토 개선 사업을 진행하는데, 묘목이나 산림 운영을 할 수 있는 돈이 없어요. 아직 키가 작은 나무가 있는 땅들을 골라서 기업소에 나눠주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산림을 확대시킨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협력자는 해당 조치가 ‘결국 국가가 돈벌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