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의 김정일 생일에 아이들에게 나눠준 국산 과자 세트. '세상에 부럼없어라'라고 적혀있다. 맛이 없다는 평가로, 시장에 파는 사람이 속출했다. (아시아프레스)

◆9.9건국기념일에 이어 10.10당창건기념일에도 없어

북한의 4대 명절은 2월 16일 김정일 생일, 4월 15일 김일성 생일, 9월 9일 건국기념일(9.9절), 그리고 10월 10일의 노동당창건기념일(10.10절)이다. 이 외에 구정, 추석, 8월 15일 광복절이 있다.

명절에는 지도자와 당의 배려로서 전 주민에게 '명절특별배급'이 있는 것이 통례였다. 술과 식용유, 육류, 과자, 학용품, 학생복 등이었지만 그것도 1990년대 전반까지. 대량의 아사자를 발생시킨,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사회혼란이 수습된 2000년대가 되면서 '명절특별배급'은 양과 질 모두 형편없어져서 과자, 식용유 1병, 치약 세트 정도가 나오거나 나오지 않거나 하는 상태가 된다. 원인은 재정난이다.

올해 9.9절, 10.10절은 어떨까? 함경북도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전화로 다음과 같이 전했다.
"8월 15일에 식용유 1병이 나온 것이 마지막이다. 9.9절도 10.10절도 주민 대상 '명절특별배급'은 없다. 아무것도 없었다."

한편 당기관과 인민위원회(지방 정부), 사법검찰기관, 무역 회사 등은 독자적으로 물자를 조달해 '명절특별배급'을 줬다고 한다. 취재협력자는 괘씸한 듯 이렇게 설명했다.

"권력기관에서는 부업을 해서 자력으로 특별배급을 주고, 당기관은 무역 회사의 지원을 받아 식용유, 설탕, 돼지고기, 화학조미료 등을 주었다. 강성회사(무역 회사)의 무산 지사에서는 종업원에게 100중국원(약 16000원)과 백미 20kg, 식용유 5리터를 공급했다.

무산군 주민들은 '국가기관이 주민에게는 명절특별배급을 아무것도 주지 않은 주제에, 자신들과 무역 회사 사람들은 받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대 병사는 어떠할까? 협력자가 조사한 결과, 무산군에 주둔하는 군대에는 10.10절에 병사 1인당 돼지고기 100g이 공급됐다고 한다. 또한 무산군 인민위원회에서는 현지 식품공장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줄 국산과자 공급을 계획했지만, 공장 측이 요구하는 대금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할 수 없었다고 한다.

"나라에 돈이 없다는 것이다. 9.9절과 10.10절은 국가적인 명절이니까, 어떻게든 주민에게 공급했어는데. 올해는 칫솔 1개, 치약 하나 공급하지 못했다"
협력자는 이렇게 보고를 맺었다.

또한 2018년에도 10.10절 '명절특별배급'은 전무했다는 각지의 보고가 있었다. (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