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모란봉구역의 체신소

평양 모란봉구역의 체신소 앞. 수속을 대행해 주는 ‘거간꾼'(앉아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2011년 6월 평양시 구광호 촬영.

I.급속히 보급되는 휴대전화(3)
이시마루 지로/이진수

휴대전화의 입수방법 (2편에서 계속)

(2)전화기 구입
전화기는'손전화판매소'에서 판매한다. '필요한 수속을 마친 구입신청서를 들고 판매소에 가서, 원하는 전화기를 골라 대금을 지불한 뒤 공민증(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이 되면 휴대전화를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최경옥 씨)

구광호 기자에 따르면, 보통 수속을 하면 구입까지 2주에서 한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속칭 '거간꾼'으로, 신청을 대행하는 중개업자다.

"평양에서는 중개인에게 부탁하면 신청에서 구입까지 하루 이틀이면 끝난다. 수수료는 미화 20달러 정도로, 체신소 직원과 나눠가지는 것 같다. 체신소에 가면 중개인은 바로 눈에 띈다. 언제나 체신소 주위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체신소는 각 구역에 하나뿐인데다 거주구역 외의 체신소에서는 구입수속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거간꾼'에게 부탁하는 것이 빠르고 편하다" (구광호 기자)

통화요금을 보충하고 추가로 지불하는 경우 역시 금액의20% 정도를 '거간꾼'에게 지불한다고 한다.

최경옥 씨가 사는 혜산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거간꾼'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는 중국 돈으로 100~200위안(한화 17,000~35,000원). 혜산은 전파상태가 좋지 않아 사용자가 그다지 늘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는 신청자가 너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거간꾼'이 혜산까지 와서 수속을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 휴대전화는 꿈도 못 꾸는 가난한 노인들이 쌀과 돈을 조금 받는 대가로 명의를 빌려준다" 요컨데 타인명의의 '대포폰'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전화기를 한 명이 1대 밖에 가질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돈만 내면 명의를 빌려서 여러 대를 가지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부정사용'에 대해서는 후에 기술한다. 덧붙여, 중국과 가까운 혜산에서는 중국 '위안'이, 평양에서는 미국 '달러'가 시가를 나타내는 통화다.

(3)전화기의 종류와 가격
북한의 생활수준을 생각하면, 휴대전화기는 매우 고가의 물건이다. 이하 기술하는 것은 2011년 12월 시점에서 파악된 것이다. 구광호 기자와 최경옥 씨의 보고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것은 지역차일지도 모른다.

"구입이 가능한 전화기는 5종류로, 기종에 따라 206달러에서 346달러까지 있다. 가장 비싼 것은 '터치'다" (구광호 기자)

'터치'란 무엇인가? "그, 액정화면에 직접 손대서 조작하는 것. 모두 '터치'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처럼 패널 위에서 조작하는 기종으로 보인다. 구 기자에 의하면 그 밖에 슬라이드식과 접이식이 있다.

최경옥 씨는 일부 기종 번호까지 조사해 주었다. "F95가 230달러, F107이 270달러. 그리고 통칭 '뚱보'로 불리는 F61이 250달러, 통칭 '미남자'인 F106이 270달러. 접이식 300달러, 슬라이드식 350달러, '터치'작은 것이 360, 큰 것이 390달러다" 어느 회사의 기계를 사용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무역통계로 보면 2010~2011년 중국에서의 통신기기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볼 때 중국제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대기업 '華為 화웨이'의 전화기는 더 비싸고, 평양과 평성, 함흥 등의 대도시에서는 유통되고 있지만 혜산에서는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고 최경옥 씨는 설명했다.

구입은 외화로 하며, 달러 외에도 중국 위안 및 일본 엔화, 유로화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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