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통화중인 여성은 아이와 함께 체신소 앞까지 와서, ‘거간꾼’ (오른쪽 여성들)에게 수속을 의뢰하고 있는 것 같았다. 2011년 6월 평양 구광호 촬영
왼쪽 통화중인 여성은 아이와 함께 체신소 앞까지 와서, ‘거간꾼’ (오른쪽 여성들)에게 수속을 의뢰하고 있는 것 같았다. 2011년 6월 평양 구광호 촬영

 

(4)통화료는 선불, 음질은 별로
통화요금은 2단계 식의 선불제다. 우선 최초로 3개월 분의 최저 통화료 3,000원(2011년 11월말 기준 한화 약 800원)을 조선 원으로 지불한다.

다음은 구광호 기자의 설명이다.
"3개월마다 체신소에 가서 고정 요금 3,000원을 선불한다. 여기엔 200분 상당의 통화요금이 포함돼 있다. 통화할 때마다 소정의 요금이 공제돼 정기적으로 남은 통화 시간이 메시지로 전송돼 온다. 휴대전화끼리의 통화가 일반전화에 거는 것 보다 싸다. 수신에는 요금이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전화기의 가격에 비하면 통화료는 싸다고 생각하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선불 통화시간은 곧 없어져 버린다. 그러면 체신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달러 카드(혜산에서는 '외화 카드'로 불린다)'를 사서 잔고를 보충한다. '달러 카드'는 10.5달러부터 16달러까지 4종류가 있고, 각각 200분부터 335분을 보충하게 돼 있다. 카드 번호를 휴대 전화에 입력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최경옥 씨에 의하면 이것 또한 중국 위안, 달러, 유로화, 일본 엔 등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있다. 또한 조선 원으로 구입하는 3개월 분의 고정 요금은 자주 변동되고 있는 것 같다.

통화시의 음질은 어떨까. 평안북도에 사는 김동철 기자는 사용 느낌을 이렇게 말한다.
"평양과 평성 등의 큰 도시에서는 문제 없지만, 그 이외의 지방도시에서는 연결이 어렵다. 신의주에서도 별로 좋지 않다. '중계소'로 불리는 안테나 설치가 느려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파를 차단할 것이 없는 전망 좋은 산에 올라가 전화하는 경우도 있다. 겨울에는 추워서 꽤나 고생이다(웃음)"

오라스콤사는 거주지역의 94%에서 통화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설치나 유지에 비용이 드는 '중계소'의 증설은 순조롭지 않은 듯 하다. 또한 평양의 지하철 안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벨소리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
북한의 휴대전화에 대해, 한국과 일본에서 다양한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벨소리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며, 대기화면은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혹은 김정일 총비서)고, 하루 몇 차례 '교시'로 불리는 김총비서의 '말씀'이 메시지로 전송돼 온다 등...... 소문의 진상은 무엇인지, 구광호 기자에게 물어보았다.

"북한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 벨소리는 중국 휴대전화 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로 설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한국 노래로 설정하면 검거의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대놓고 말은 못해도 나는 외국 노래를 벨소리로 하고 있다. 장군님의 '말씀'이 메시지로 보내져 온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이렇게 말해 웃는 것이었다.

한편, 전화번호는 나라에서 정해주는데 여기에도 북한 특유의 특징이 있다. 구광호 기자의 설명은 이렇다.
"전화번호는 모두 '1912'로 시작된다. 그 후 6자리 번호가 있으므로 총 10자리이다. 번호는 모두 체신소에서 할당하기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는 번호를 선택할 수 없다" '1912'는, 말할 필요도 없이 김일성 주석의 생년이다. 그러나 이같이 번호를 정할 경우 실질적으로 6자리의 번호로밖에 안돼 100만을 넘는 번호는 할당할 수 없다. '1912'외에 앞 4자리 번호가 존재하는지(예를 들면 김총비서의 생년인 1942라든지), 뒤에 다른 번호가 존재하는지 아직은 알려지고 있지 않다. (계속)

<북한 디지털 IT사정 최신보고> 기사일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