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봄이 되면 부대의 절반이 영양실조에 걸린다는 이야기도 충격적이다. 전 가을에 수확되어 지급되는 식량이 바닥나는 이른바 '춘궁기'현상이다. 가을 옥수수를 수확할 때까지 감자를 먹으며 견뎌야 하는데 7개밖에 주지 않는다고 한다. (한 끼에 7개) 7개라면 적지 않게 들려도 "이 시기 부대에서 주는 감자는 엄지손가락 만한 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김동철 기자는 덧붙였다.

5.교통이 나쁘고 주민 지대가 아닌 산 속에 주둔해 있다는 것은 이 두 병사가 김동철 기자에게 일감을 부탁하게 된 이유기도 하는데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서는 '아르바이트'도 못하고 더욱이 '도둑질'도 할 수 없으니 군인들이 먹고 살기 힘든 것이다. 산이 많고 주민들보다 군인이 더 많다는 강원도의 부대들이 식량 사정이 나쁘다는 말이 자주 들리는데, 바로 이러한 이유로 보인다.

6.군관 가족도 배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병사는 말했다. 일반 병사는 식사가 부대에서 나오지만 군관 가족은 배급제도에서 정기적으로 식량을 배급받게 되어있다. 이것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군관 가족들이 힘들다는 증언들이 많다.

"80년대까지는 군관에게 시집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졌고 군관과 결혼하면 부러워했다. 지금은 군관에게 시집가는 것은 밑바닥 사람들이다. 여성들 속에서 인기 있는 결혼상대는 뇌물을 들여오는 보안원(경찰관), 무역 회사 회사원이다.

군관과의 생활이라 하면 며느리가 장사 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 상태, 배급은 형편없이 모자라고 부식물도 돈으로 사야 하니 군관의 아내도 모두 장사를 하고 있다. 다만 군관의 아내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지 못하게 군부로부터 통제를 받고 있으므로 집에서 돼지를 키우거나 술이나 두부를 만들어 장사꾼에게 도매하거나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장사를 해야 한다" 김동철 기자의 설명이다. 이제 군관들도 힘든 생활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계속)

<굶주리는 조선인민군, 그 실태와 구조> 기사일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