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식물? 염장이라도 좋아? 지금 당장?
병사: 네.

김: 아내에게 준비하라고 할게. 왜 호미를 가지고 다니니?
병사1: 냉이 (식물의 이름, 북한에선 나물로 이용) 를 캐려고 몰래 부대에서 나온 겁니다. 군관 (장교) 동지가 반찬이 없다고 해서....

김: 내가 염장을 줄게. 그러면 냉이를 캐지 않아도 되지? 군관들이 먹을 것도?
병사1: 반찬이 없습니다.

김: 군관들도?
병사1: 인조고기(콩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을 압착한 것)랑 조금 사 먹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모자랍니다.

김: 음, 군대에 남새 절임도 없어?
병사2: 있기는 하지만... 자루에 담겨 있어서 곰팡이가 생깁니다.
◎ 무얼 먹고 있니? 너무 한심해서인지 말하지 않는다.

김: 그리고 밥은 얼마나 주니?
병사1: 말해서 좋은지. 너무 한심해서 말 못 합니다.
병사2: 끔찍해서.

김: 왜? 너무 한심해서? 강냉이(옥수수)밥은 주니?
병사1: 강냉이도 배불리 먹으면....
병사2: 강냉이라도 먹으면 좋지요.
병사1: 이런 걸 말하면 지휘관이 좋아하지 않겠지만, 지금 모든 것을 '자체 해결'입니다. 식사부터 뭘 까지 자력으로.
병사2: 너무 한심해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김: 정말 그렇다면 극복해야지. 먹는 건 군관학교가 좋아? 그렇지 않으면 부대가 좋아?
병사1: 군관학교가 육체적으로는 편안한데, (부대에 있으면) 집에서 돈도 보내오고 부모님들이 오기도 하기 때문에 먹는 것은 낫습니다. 저의 경우는 (집이 있는) 강원도에서 산을 넘어 오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연락도 안 되지 부모님들도 올 수 없으니 힘듭니다. 여기는.
병사2: 가족은 내가 여기 있는지도 모릅니다. 요 며칠 동안 배가 너무 고픕니다.

<굶주리는 조선인민군, 그 실태와 구조> 기사일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