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영농기를 맞아 각종 작물 파종 진행중이지만, 심한 가뭄과 강한 바람으로 농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난 18일 북한 내부 취재협력자가 전해 왔다. (백창룡)

옥수수농장에서 일하는 농민들. 옥수수 사이에 콩을 심는 중이라고 한다.
(참고사진) 옥수수농장에서 일하는 농민들. 옥수수 사이에 콩을 심는 중이라고 한다. 2010년 6월 평안남도 촬영: 김동철 (아시아프레스)

북한 북부지역에 거주하는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는 통화에서 5월 현재 농사 상황에 대해 '지금 예년에 보기 드문 가뭄이 지속되고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농장이나 개인 농들도 씨뿌리기를 못하고 있다. 밭을 갈아놓으면 강풍으로 이랑이 사라져 씨붙임을 못하는 정도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협력자는 '자신이 사는 지역엔 현재 보리를 심어 놨지만 강한 바람으로 심어 놓은 보리 씨가 밭 겉면에 다 드러난 상태'라며 주변 농장원들도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난감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심어놓은 콩이나 옥수수, 보리가 밭 위에 다 드러나 말랐기 때문에 다시 파종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활고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다시 재파종을 한다는 것은 다량의 식량 허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후, 지역 농민의 식량사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실제 현지에선 농장원에 공급할 식량이 부족해 싹을 뜬 나머지 감자를 농장원 일 인당 80Kg씩 나눠주어 5월 식량 공급을 대체했다고 밝혔다.
※감자의 싹을 뜬다는 것은, 감자를 심기 위해 감자에 싹이 난 부분을 오려내는 것

농사의 악영향을 주는 것은 기후변화만이 아닌 듯 하다. 앞서 증언한 협력자는 '파종기를 맞아 협동농장에 비료(요소비료)가 지급됐지만, 전년에 비해 30%밖에 지원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거기에 '농장원들이 밭에서 비료를 훔쳐 1Kg에 중국 돈 2원에 팔아 그 돈으로 술을 마시거나 생활비로 쓴다'며 한숨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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