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긷고 집에 돌아가는 여성
마을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긷고 집에 돌아가는 여성. 북한에서 겨울은 생활 용수의 확보가 가장 큰 문제. 강은 얼어붙고, 전력난으로 펌프도 움직이지 않아 수도가 나오지 않는다. 주민 공동으로 돈을 모아 우물을 파거나, 강의 얼음을 깨고 음료수를 긷는다고 한다. (2015년 1월 중부지역 최경옥 촬영)

북한에서 가뭄과 수해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상수도의 수질 등에 대한 실태를 현지의 취재협력자를 통해 조사했다. 그 결과 북부의 국경도시인 함경북도 회령시의 수질이 엉망인 것은 물론 발암물질까지 섞인 수돗물이 그대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까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강지원)

함경북도 회령시의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는 지난 8월 30일 통화에서 "식량사정 못지않게 먹는 물 사정도 긴박하다"고 말했다. 이 취재협력자는 "물을 저장하는 수원지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있고, 수도관도 낡아서 뻘건 녹물이 나오거나 지독한 소독약 냄새가 나는 수도가 공급되고 있다. 그마저도 수압이 약해 아파트 3층 이상부터는 사람들이 1층까지 내려와 물을 길어먹는다. 이것도 한두 시간씩 나오는데, 최근 수질조사에서 종양성분(발암물질)이 나왔지만 나라에서는 특별한 대책도 없고 그냥 마시고 있다"며 충격적인 실태를 전했다.

북한의 물 부족과 수질악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주민들의 불평 불만은 예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필자의 기억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함경북도 청진시의 물 공급 실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5층에는 수도공급이 안 되고, 하루 1~2시간씩 수도가 공급되는 시간이면 온 가족이 1층부터 5층까지 물통으로 물을 날랐다. 그마저도 겨울에는 수도관이 동파되어 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럴 때는 주변 강까지 가서 식수용 물을 길어왔고, 빨래도 강에서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