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성시의 한 아파트 공동우물에서 거주민들이 물을 뜨고 있다.
평성시의 한 아파트 공동우물에서 거주민들이 물을 뜨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물을 뜨지 못하도록 하는 철제 뚜껑도 달려 있다. 2013년 3월 평안남도 평성시 촬영 아시아프레스

앞서 말한 취재협력자는 "수원지 관리가 잘 되지 않으니 비가 조금만 와도 흙탕물이 되고, 수질이 나빠지면 수원지에서 소독약을 뿌려서 공급하는데 냄새가 지독하여 하루 정도 물을 받아 놓아야 마실 수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회령시에 한정됐지만, 아시아프레스는 오랜 기간 북한의 식수공급과 관련된 조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식수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 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물 마시고도 아픈 사람들이 없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취재협력자는 "소독약 냄새가 나고 종양성분이 있다고 해도 할 수 없이 마시고 있다. 국가가 주민들에 대해서는 무관심이니 알면서도 습관대로 받아들인다"고 토로했다.

국가의 열악한 수도 실태 때문에 주민들은 자체로 만든 수동 펌프를 집이나 샘터 주변에 설치하고 '샘물판매소'를 만들어 팔거나 수통으로 배달해주어 돈벌이를 한다고 한다.

취재협력자는 "간부나 돈 있는 사람들이 수질 좋다는 약수나 지하수를 사 먹는 정도다. 며칠 전에는 물장사꾼들이 수돗물을 약수라고 속여 팔다가 싸움이 나 매를 맞고 돈을 뺏기는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협력자는 "회령시 당위원회에서 자연수로 물 공급을 한다며 공사비용으로 세대당 10만원씩 바치라고 강요했지만, 돈 있는 사람들은 내고 없는 사람들은 못 내 결국 공사가 지연됐다. 공사를 책임졌다던 당 책임비서가 퇴직하면서 그마저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고 현지의 실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