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거리에서 장사하는 젊은 여성(왼쪽)에게, 시장관리원이 트집을 잡고 욕설을 퍼붓고 있다. 상인들은 때때로 집단으로 항의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는 촬영자. 2013년 3월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감시 카메라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

북한 도시부에서 최근, 감시 카메라 설치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이후 경제 악화에 의해 사회 질서의 혼란과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주민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강지원)

"요즘, 거리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감시 카메라가 부쩍 늘었어요"

북한 각지에 사는 취재협력자로부터 이 같은 보고가 잇따른 것은 지난해 후반부터였다. 그 증가 추세에 대해,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2월 말에 다음과 같이 보고해 왔다.

"국영상점, 식당, 시장, 거리, (김일성, 김정일의)동상 주변, 그리고 보위부(비밀경찰)나 안전국(경찰), 체신국 등의 건물 주변에 감시 카메라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설치 작업을 매일 본다"

감시 카메라 증설 이유에 대해 당국은, 다양한 범죄를 예방하고 위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라고 주민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협력자는 2월 20일경 혜산 시내에서 일어난 사건을 예로 설명했다. 이하는 사건의 개요이다.

◆ 시장에서 소동 일으킨 사람을 영상으로 특정, 경찰에 연행도

혜산시내의 한 시장 근처 거리에서 해바라기씨를 팔던 노인이 단속 조직에게 걸려 판매물을 몰수당하고 질질 끌려갔다. 이 모습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단속원에게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단속원들은 그 기세에 주춤해 노인에게 해바라기씨를 돌려주고 다시는 부근에서 장사하지 말라고 말하고 떠났다.

다음날, 소동 현장에서 소리를 지른 6명이 안전국에 불려 갔다. 통제를 방해했다며 경고를 받고 자기 비판서를 써야 했다고 한다. 적발된 6명은 밀고가 아니라 감시 카메라의 영상에서 특정됐다고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범죄 방지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카메라로 모든 사람을 감시하려고 하는 것 같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단속 조직 사람을 비판하거나 소란을 일으키면, 주동자와 소동을 부추긴 사람을 잡는 게 목적일 것이다"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과의 국경 연선 군대 초소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2019년 9월 함경북도 온성군을 중국 측에서 이시마루 지로 촬영.

◆ 걸림돌은 전력난이었지만

중국에서는 십수 년 전부터 거리의 감시 카메라가 급증했다고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중국 이상으로 주민 감시를 철저히 해온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과 국경 연선 등 중점 경비 지점에는 예전부터 설치돼 있었지만, 거리에서는 그다지 증설이 진행되지 않았다.

기기를 중국에서 수입할 자금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걸림돌이 된 것은 전력난이라고 생각된다. 수도 평양은 제쳐 두고, 지방 도시에서는 가정에 전기가 공급되는 것은 하루 3~5시간 정도다. 수력발전용 댐이 얼음으로 뒤덮이는 겨울철에는 전력 사정이 더욱 악화된다(동상에는 '동상선'이라 불리는 배전망이 있어 24시간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 경제 악화에 따른 질서 혼란에 위기감?

"안전국에는 감시 카메라를 전문으로 관리하는 부서가 신설됐다고 한다. 기업에서도 독자적으로 많이 설치하고 있다. 요새는 너무 수가 늘어서, 항상 누가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모든 감시 카메라가 상시 가동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당국이 설치를 서두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배경에는 2020년 팬데믹 이후의 경제 악화로 인해 각지에서 범죄와 질서 위반 사안이 급증한 것이 있다고 보인다. 당국은 지난 몇 년 동안 범죄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강한 경고를 주민에게 자주 내놓고 있다. 혜산시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불과 4개월간 총 세 번, 남녀 11명의 공개처형이 집행됐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