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드문 지방 여자 축구팀의 기념 사진. 규모가 큰 기업 소속으로 보인다. 우승을 했는지 메달을 건 선수들이 자랑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함경북도 은덕군에서 1993년 7월에 촬영. 북한주민에게 제공 받았다.

당시 체육단에는 충분한 석탄이 공급되지 않아 혹한기를 앞두고 석탄 마련에 단장이 고심하고 있었다. 여기에 지방 간부의 자제를 선수로 선발하여 지원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단장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선발은 감독들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이동훈련의 목적지에는 본인도 어느 정도 인맥이 있고 미리 도움이 될 것 같은 대상을 소개해 달라고 현지에 부탁을 해두었고 그들로부터 '마땅한 대상이 있으니 오라'는 연락도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단장에게 "석탄 문제를 해결할 대상을 무조건 선발하겠으니 대신 '공급과'와 '경리과'에 지시해 고기와 행표를 더 주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공급과'는 체육단에서 소비하는 모든 물자를 총괄하는 부서다. '행표'는 국영기업에서 식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일종의 쿠폰과 같은 것이다.)

단장은 나의 부탁을 들어주어 팀에 공급량 이외 돼지고기 70킬로와 행표 몇 만원을 더 지급해 주었다.

나는 이동훈련의 목적지에 도착해 지역 탄광 기업소 간부 자녀와 보안기관(경찰) 간부의 자녀를 비롯해 3명의 학생을 선수로 선발했다. 이들 중 2명은 스포츠 경험이 없는 일반 학생이었다.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선수 선발 원칙에 반하는 행위지만 그들의 부모는 체육단 단장의 요구에 응할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 이들 3명은 간부집 자식들이 그렇듯 모두 영양상태가 좋아 그런지 체형적으로 어느 종목에도 끼울 수 있는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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