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현대 국제 스포츠 역사에서 국가나 인구 규모에 비해 눈부신 실적을 자랑해 왔다. 체육을 정권의 위상을 떨치는 하나의 유력한 수단으로 삼아 선수의 발굴, 육성에 국가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의 경제침체와 생활고에서 오는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등의 난무가 북한 체육계의 기둥을 좀먹고 있다.
이 글의 집필자인 김국철 씨는 약 30년간 북한 체육계에 근무한 인물로 2011년에 탈북해 지금은 국외에서 살고 있다. 체육 전문가로서의 귀중한 체험을 기고 받았다.  (기고 김국철/ 정리 리책)
<수수께끼 스포츠 강국의 내막> 기사 일람

런던 올림픽에서 귀국한 선수들이 환영을 받고 있다. (2012년 8월 '우리민족끼리' HP에서)

 

시작하면서
나는 몇 년 전 고향인 북한을 탈출한, 이른바 탈북민이다. 모든 탈북민이 그러하듯 나도 두고 온 고향과 친지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 못 이룰 때가 많다. 최근엔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아 대회에 출전한 북한 팀의 동향이 보도될 때마다 TV 앞을 떠날 줄 몰랐다. 왜냐하면, 나는 북한에서 30여년동안 체육부문에 종사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런던 올림픽의 11개 종목에 56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금메달 4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20위에 올랐다. 이것을 본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북한이 매우 어려운 형편에서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비롯해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고 물어 보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 체육 분야에 대해 모를 것이 없어 보였지만 정작 펜을 들고 보니 글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모든 것에 명확한 대답을 주기에는 자신의 지식이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억도 상막하고 사실 확인을 위한 북한 체육 자료도 부족하니 글을 쓰는데 어려움도 있다. 따라서 자료적인 것은 피하고 본인이 직접 체험한 것이나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해도 북한 체육의 실정을 이해하는데 얼마간의 도움은 되리라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북한 사회가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 것만큼 본고에서도 북한 체육계의 부정적 측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서 스포츠는 김 씨 정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철저히 이용돼 왔으나 한편으론 어려운 삶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삶의 희열과 민족의 긍지, 희망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다. 북한 체육계의 부정적 측면은 북한 체제에 의해 빗어진 것이다. 나는 그 실체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북한의 스포츠가 진정으로 국민의 것이 되고 나아가서는 체제의 부정적 측면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을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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