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하는 두개의 권력
북한의 스포츠계에는 두 개의 체육위원회가 군림하고 있다. 국가 체육지도위원회와 인민무력부 체육위원회다. 국가 체육 지도위원회는 2012년 12월에 신설된 것으로 위원장에는 김정은 비서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임명됐다.

북한에서 체육부문을 관장하는 최고 기관은 '체육성'이나 '국가체육위원회' 등 변천, 개정을 거듭했다. 나중에 숙청됐지만 국가의 실질적 넘버 2라는 인물이 그 정상에 오른 것은 북한 체제가 체육을 중시한다는 표시로 되는 것이다.(부언하면 장성택 숙청 후 최룡해가 후임에 올랐다)

한편 인민무력부 체육위원회는 군부의 한 부서에 불과함에도 선수 선발의 우선권과 국가 대표 선발에 영향력을 놓고 두 기관은 끊임없이 다퉈 왔다. 과거에 이러한 비효율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거물'이 분투한 시기도 있었다.

그가 바로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체육 장관을 역임하면서 김정일과 친분이 두터웠던 박명철이다. 그는 체육부문에서 제기된 문제를 김정일에 직언해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끌어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도 박명철의 힘을 가지고도 북한 체육 행정기관의 통합은 이루지 못했다. 원인은 김정일의 '선군정치'에 있는데 이에 힘을 얻는 군부의 파워가 이를 억제한 것이다. 당시의 군 체육 통수권자는 최부일 전 군 부총참모장이었다. 그도 역시 김정일의 두터운 신임을 지낸 인물이었다.

내가 북한에서 근무하던 당시 체육 부문의 최고 행정기관은 '체육성'이었다. 따라서 본고에서도 그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 정리자 주: 박명철은 2009년 국방위원회 참사(체육담당)에 취임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의 두 여동생도 부총리, 노동당 경공업부 부부장의 요직에 있다고 한다. 당 경공업부 부장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다.
박명철의 부인 김영숙의 부친은 일본에서 프로레슬러로 활약한 역도산(본명: 김신락).
한편 최부일 전 부총참모장은 2013년 2월부터 경찰청 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 부장의 지위에 있는 것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보도로 확인되고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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