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한국 철학 전문가로 나도 존경하는 오구라 기조 교토 대학 교수는 전술(前述)에서 평양시 한복판에 세워진 105층의 류경호텔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주적 디자인"이라고 쓰고 있다. 이 피라미드형의 거대 건조물은 1987년에 착공한 뒤 재정 악화로 1992년에 공사가 중단돼 오랫동안 버려지다시피 했다.

입이 건 사람들은 '평양의 무덤 랜드마크', '세계에서 가장 추악한 건조물'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이 디자인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거나 추하다고 생각할지는 개인의 주관이지 북한을 이해하는데 그다지 도움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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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보다 알고싶은 것은, 2008년부터 공사가 재개되어 지금은 외벽이 눈부신 유리로 덮혀있지만, 30년 가까이 방치되었던 이 건물의 복원 진척 정도나 가까운 장래에 호텔로서 개업할 전망이 있는지 등의 객관적 사실이다. 유리를 붙여 외모가 일신된 모습이 멋있을지, 어떨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작년 12월 15일 카이로 발 기사에서 2017년에 류경호텔이 개업할 가능성에 대해 보도했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이 류경호텔 건설 공사에 참가했던 탈북 여성과 중국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1990년 전후에 노동당 산하 청년돌격대원으로 공사에 동원되어 현장에서 1년간 텐트 생활을 했다. 식사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데다 중노동이 계속돼 영양실조에 걸리는 자가 속출하고 사고로 죽는 사람도 많았다고 증언했다. 고층에서 추락해 죽은 젊은이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동원된 젊은 여성이 간부들에게 성피해를 보는 것은 비일비재했다고도 증언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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