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메뚜기 장사꾼'들을 단속하는 관리. 영상에서는 히스테리처럼 고함치며 여성들을 쫓고 있었다. 2011년 6월 평양시 중심부인 모란봉구역에서 구광호 촬영(아시아프레스)

 

<평양에서 볼 수 있는 것, 보지 못하는 것> 기사일람

북한의 각 도시 중심부는 경관을 고려해 계획적으로 만들어졌다. 많은 경우 역을 '중심'으로 곧고 넓은 길이 뻗어있고 양쪽에는 높이가 통일된 아파트나 빌딩이 깔끔하게 줄지어있다. 그리고 1층에는 국영상점이나 식당이 있는 것이 많다.

이것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이나 구소련 등 옛 사회주의 국가에서 잘 보이던 중심가 구조로, 대로변이 가지런히 정돈된 경관은 현대적인 이미지를 보이지만, 건물의 뒤편은 들여다 보기 어렵게 되어있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좋다.

북한의 경우 'ㅁ'자 형식으로 빌딩과 아파트를 세워 가운데가 빈 공간으로 된 구조가 많다고 한다. 1998년에 필자가 방문한 함경북도의 나진, 은덕군의 경우는 큰 길에서 보이는 빌딩의 뒤편에는 소박한 단층집 민가가 줄지어 있었다.

평양 중심부의 경우는 아파트가 뒤에 들어가면 공간은 광장처럼 되어 있고 보통 여성들이 제각각 가져 온 식품이나 채소 등을 벌려놓고 팔고 있다. 노천 장사는 일절 금지되어 있지만, 평양 시민의 대부분도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어 여성들이 현금 수입을 얻기 위해 노천 장사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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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을 규제하는 관리들과의 숨바꼭질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어느 아파트 상가라도 사람이 붐빌 정도로 장사꾼이 몰려 있습니다. 관리들은 보통 큰길과 공설시장 근처에서 장사하는 것에 눈을 밝히지만,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행사 때는 관리와 보안원(경찰)을 아파트 상가에 증원 배치하고 평양 중심부에서는 뒷골목에서도 일체 상행위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평양시에 사는 취재협력자 홍화 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관리가 오는 것을 눈치채면, 여성들은 상품을 허겁지겁 걷고 일어나 조금 떨어진 장소로 이동해 다시 짐을 펼친다. 이 모습을 메뚜기에 비유해 '메뚜기 장사'로 불린다.(※사진1)

지하철 락원역. 군인이 지하철역의 입장을 규제하고 있다. 복장이나 짐을 확인해 초라한 모습의 사람은 시 중심부로 보내지 않기 위한 검문이다. 2011년 6월 평양시 교외인 대성구역에서 구광호 촬영(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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