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배회하는 장교. 너무 여위었다. 2013년 8월 양강도 혜산시에서 아시아프레스 촬영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해 미국의 트럼프 정권이 선제 공격을 하는 게 아닌지, 북한은 보복으로 일본과 한국에 미사일을 쏘지 않을까... 최근 한 달 동안 많은 일본의 언론은 이른바 '조선반도 4월 위기설'을 보도했다.

그러면 전쟁 발발 가능성을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을까? 4월에 들어선 이후 북한에 사는 취재 협력자들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듣고 있다. 김정은 정권도 주민을 대상으로 전쟁 발발 위기를 호소하며 비상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의 반응은 극히 냉정하고 무관심했다.

"정말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을까. 위에서 시키니 훈련에 나가지만, 모두 관심도 없고 무섭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4월 중순. 메일로 연락을 취한 북부지역에 사는 여성의 말이다. 다른 취재파트너들도 대체로 같은 의견이었다.

이 맥 빠지는 반응의 이유의 하나는 '전쟁 불감증'일 것이다. 냉전 시대 이후 북한 정권은 계속 '전쟁이 일어난다'며 국민에게 부담과 긴장을 강요해왔다. 실제로 몇 번인가 미국과 일촉즉발의 사태까지 간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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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 들어서 최초의 핵실험(2013년 2월) 후, 내외에 '전쟁이 일어난다'라는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방공 훈련을 비롯해 민간 무력이 총 동원 태세를 취하는 등 국민에게 긴장을 강요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쟁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쟁 준비를 구실로 국내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인민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정권의 목적이라고 주민들은 생각하게 되었다. 전쟁이 일어난다는 정부의 말은 이제는 믿을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