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2011년의 김정일 생일에 배분된 과자 봉지. '세상에 부럼 없어라'라고 적혀 있다. 맛이 없다고 악평을 받아 시장에 내놓고 파는 사람이 속출했다. 2011년 2월 촬영 최경옥 (아시아프레스)

올 설날은 2월 16일이다. 즉,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생일(광명성절)과 겹친다. 이날은 4월 15일인 김일성 생일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올해 북한의 신년 분위기는 어떨까? 북부지역의 취재협력자에게 물어보았다. (강지원)

◆최대의 명절에 초라한 선물

매년 2월 16일에는 '특별공급'이라고 불리는, 정부로부터의 선물이 주민에게 배분된다. 사회 혼란이 확산된 90년대 이후, 양질의 저하가 현저해져 어린이용 과자세트와 술 1~2병이 배분되는 정도가 됐다. 올해는 어떨 것인가?

"2월 들어서부터 '올해 특별공급은 꽤 좋다고 한다'라는 이야기가 퍼졌습니다만, 날이 가까워지면서 시들어버려 결국 무료로 배부되는 것은 세대 당 식용유 한 병과 천으로 만든 지하족 한 켤레라고 합니다. 지하족 같은 거 누가 신겠습니까? 나머지는(선물) 돈을 내고 사라고. 혹시 애들 과자라도 나오면 잘 나오는 것입니다"
※지하족 : 군용의 간소한 헝겊신을 민생용으로 색을 바꾼 것.

(참고사진)배급소 앞의 긴 행렬. 드물게 특별배급이 있을 때에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끝없이 늘어선다. 2008년 9월 황해북도에서 촬영 심의천(아시아프레스)

설날 같은 분위기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협력자는
"김정일 생일이 우선이라 설날 분위기는 없습니다. 김여정이 올림픽으로 한국에 다녀온 기념보고대회도 한다고 하고"하고 대답했다. 충성을 위한 행사에 동원되어 설날도 엉망이라는 것이다.

평창올림픽과 남북대화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응원단이 남쪽에 간 것은 알고 있습니다. 평양예술학원에 가 있는 지인의 딸이 파견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응원단에 선발되는 것은 부잣집 아이들 뿐입니다. 일반 서민의 아이들이 갈 리가 없습니다. 한국과 대화하는 것이 좋을지 어떨지, 우리 같은 사람들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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