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지쳐서인지 농작업 중간에 누워 쉬는 여성. 2013년 6월 (아시아프레스)

◆생산자인 농민이 굶주린다

협동농장원의 생계도 심각하다. 9월 옥수수 수확기까지의 단경기(端境期)를 북한에서는 '보리고개(보릿고개)'라고 한다. 4월 이후 집에 전혀 먹을 것이 없는 '절량세대'가 늘고 있다는 보고가 각지에서 들어온다.

"농민의 생활은 비참. 조사한 〇〇농장에서는 4채에 한 집이 '절량 세대'로, 성수기인데도 농장에 출근 못할 형편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농장에 활당된 비료를 시장에 팔아 옥수수를 사 '절량 세대'에 나눠주고 있었다"

농장에 가 조사했던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전한다. 굶주리는 농민의 생활비를 시장에서 조달한다는, 본말의 전도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농장 조사에서도 거의 같은 내용을 전해오고 있다.

생산자인 농민이 먹을 것이 부족한 것은 왜일까? 북한은 지금도 집단 농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경작지마다 국가나 군대에 바치는 '계획량'이 부과된다. 이것을 초과한 생산분은 농민이 자유로 처분할 수 있는데 '계획량' 설정이 너무 높은데다 작년 가뭄의 영향으로 모든 농장에서 생산이 부진했다고 취재협력자는 전한다.

그럼에도 농장 간부들은 상부로부터 '계획량' 달성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농민들은 1년 일하고 받는 분배로는 먹고 살 수 없어 옥수수 수확이 시작되는 8월 말까지 '절량상태'에 놓이는 세대가 속출하는 것이다. (강지원)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 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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