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국경을 흐르는 압록강에서 빨래하는 북한 여성.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제재로 수출이 90% 급감

작년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 고도화에 집중했다. 히로시마형 원폭의 10배라는 강력한 핵 폭발 시험을 강행하는 등, 총 17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진행했다. 유엔안보리는 3차에 걸쳐 제재를 갱신하면서 강화했다. 제재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북한 내 취재 파트너들과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의 보고에서 심각성의 정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올해 2월 경부터였다. "탄광, 광산이 가동을 멈추고 무역회사는 영업 정지, 전기가 오지 않는다, 배급이 끊겼다, 시장에서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

자세한 국내 상황에 대해서는 후술 하겠지만, 경제 악화의 원인은 북한 무역의 9할을 차지하는 중국이 본격적인 제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선 무역 통계와 제재의 내용을 소개한다.

중국 세관 당국이 매달 발표하는 대북 무역 통계 속보를 보면 올해 2월 북한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942만 6천 달러에 불과해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94. 6%나 줄었다. 3월 대중 수출은 1237만 8천 달러로 역시 89.2%감소, 4월 수출은 1177만 6천 달러로 88.1% 감소했다. 극적으로 감소하는 모양새다. 2016년 북한의 대중국 수출 총액은 대략 한국 돈 2조 96,000억 원. 이대로 경제 제재가 완화되지 않으면 올해는 이 9할인 2조 6640억 원 정도를 잃는 것은 확실할 것이다.

북한에 부과된 경제 제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외화수입에 타격을 주기 위해 주요 수출품인 석탄, 섬유제품(위탁 가공), 철, 철광석, 해산물, 은과 구리, 니켈 등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 됐다. 북한 노동자에게 취업 허가를 주는 것을 금지, 이미 일하는 노동자도 2년 이내에 원칙적으로 모두 북한에 돌려보내게 됐다.

북한에 대한 수출도 엄격해졌다. 등유와 가솔린 등 석유제품의 수출은 연간 약 450만 배럴에서 올해 1월 이후에는 연간 50만 배럴 이하로, 90% 가까이 감소했다. 산업 기계와 운반용 차량의 수출도 전면 금지되고 있다.

강력한 제재가 유엔의 이름으로 부과됐지만,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필자는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 총 4주간 북중 국경을 방문해 취재했지만, 중국의 제재 이행의 '진정성'은 예상을 넘었다. 북한과의 국경으로 가는 도로에는 삼엄한 검문이 진행됐고 공안이나 국경 경비대가 차의 트렁크를 열고 밀수품이 없는지 검사한다. 세관 수속도 엄격해져 뇌물이 통하지 않고 있었다.

중국 상무부는 작년 9월, "유엔안전보장 이사회의 대북 제재안 제 2375호에 준해 중국 국내의 북-중 합작 기업과 합영 기업, 북한 자본의 기업은 결의안 통과 시점을 기준으로 120일 이내에 모두 폐쇄한다"라고 통지했다. 이 조치에 용서는 없었다. 중국 내 북-중 합작 호텔과 북한 식당은 올해 1월 9일까지 차례로 폐쇄됐다. 북한 내 광산이나 수산사업소에서도 중국 기업은 철수했다. 그 뒤 합작 사업을 중국 기업이 단독으로 전환해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폐쇄가 잇따르던 북한 식당이 다시 재개업 하는 사례도 있고 국경의 구멍을 노리는 밀수도 근절되지 않지만, 규모는 미미해 제재의 대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러시아도 예상했던 것 보다 엄격하게 제재를 이행하는 것 같다. 4월에 블라디보스토크 등 연해주와 사할린을 현지 조사한 와세다 대학 지역 문제 연구 기구의 초빙 연구원 이 아이리아 씨에 의하면,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추정 3만 명 이상으로 알려진 북한 노동자는 속속 귀국시키고 있어 찾아도 만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해외 노동자 파견에 의한 외화수입은 중러를 중심으로 년간 2000억 ~3000억 원(한국 돈) 정도라고 필자는 추정하고 있다. 이것도 제재로 크게 줄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