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자루를 메고 거리를 배회하던 소년. "머리가 짧게 깎여있으니 고아수용시설에서 도망친 것이 아닐까"라는 촬영자의 설명. 2013년 9월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배고파 탈주하는 아이들

UN안보리에 의한 경제제재로 경제침체가 계속되는 북한. 장사의 부진으로 곤궁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8월 초반 함경북도와 양강도 도시부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물었다. (강지원)

――꼬제비(부랑자)로 전락하는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가?
"시장에 가도 꼬제비의 모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당국이 단속하기 때문이다. 시장을 꼬제비 아이들이 어슬렁거리면, 바로 붙잡혀 '중등학원'이라는 고아원에 보내진다. 거기에서 도망친 아이들이 모여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역시 바로 잡혀간다"

――생활이 곤궁한 어른은 어떤가?
"청진시와 회령시 등에서는 노인의 모습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인정이 야박해졌기 때문에 구걸을 해도 베푸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낮에는 쿠루마(리어카)를 끌고, 밤에는 그 쿠루마에서 자는 사람들이 있다. 꼬제비와 다름없다"

양강도의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시장의 모습을 전해왔다.
"어린 꼬제비를 붙잡아 '중등학원'에 넣어도 바로 도망쳐 나옵니다. 옥수수밥을 조금 줄 뿐이기 때문에 배가 고파서 도망치는 것입니다. 많이 먹고 싶은 나이기 때문에 참지 못합니다. 시장에서 구걸하고 있는 아이들이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