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노동자구. 망치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하던 중국측에서 촬영. 2018년 12월 이시마루 지로

평양의 특권층이 직격 받아

북한의 대중국 무역 이익은 김정은 체제의 통치자금으로 충당하고, 고위 특권층에 분배하는 구조다. 무역이 멈추면 민중으로부터 착취하는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특권층은 큰 타격을 받는다.

그러한 특권층 중 1명과 중국에서 만날 수 있었다. 북한의 유력 무역회사 간부였다. 취재는 아시아프레스 중국인 멤버가 담당했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질문에 대해, 간부는 간단히 말했다.

"무역이 힘든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부터 힘든 건 평양의 고위층이다. 지방의 서민은 힘들어도 일수 장사나 일용직 일이라도 해서 먹고살 수 있지만, 고위층은 돈의 출처 자체가 없어진 것이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큰일 날지도 모른다. 불만이 크다"

'큰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해외에 나올 수 있는 이 간부는 정권의 신뢰가 두터운 '충성분자'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도 불만과 동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일까?

(참고사진) 평양에서도 주민 대부분은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중심부인 모란 구역의 아파트 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모습. 2011년 7월 촬영 구광호 (아시아프레스)

실제로, 제재 강화에 의한 외화부족은 정권 운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시아프레스 취재로 파악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물론 이것은 전체 그림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①2017년 말부터 시작된 신분증명서 갱신이 지연되어 올해 2월 겨우 완료했다.

②지도자의 생일과 건국기념일 등에 '김정은 원수의 선물'로서 전주민에게 지급되던 '명절 특별 배급'이 작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부터 없어졌다.

③김정은의 최우선 건설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한 백두산 기슭의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이 자금난으로 대폭 지연. 철근이 금수조치로 부족했다.

④자금난과 연료가격의 상승 때문에 차량을 운용하지 못하는 군부대가 늘고 있다. 군대가 물자의 이동에 소달구지와 목탄차를 사용한다.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아... 민중의 고난은 계속

2017년 말 경제제재의 강화가 시작됐을 때, 필자는 인플레이션의 발생을 예측했다. 외화 부족은 불가피하기에 북한원이 하락한다고 예측한 것이다. 짐바브웨와 베네수엘라처럼 수십만%에 이르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제는 대혼란을 겪게 된다.

그러나 휘발유, 디젤유의 가격이 출렁거린 것 외에 큰 가격 상승은 없었다. 식량, 일용품 가격의 상승은 20~30% 범위 내이다.

2018년 북한 국내 주요 물가와 중국원 교환 환율 추이.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가 시장에서 조사했다. 1000원=7500~7700북한원으로 추이를 정리했다. 작성 아시아프레스

작년 11월경부터 평양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도시에서 주민 지구(地區)로의 전기 공급이 악화됐다. "정전이 아닌, '절전(絶電)'이다"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정권은 건설 지원과 학교 정비 등의 명목으로 주민으로부터 자주 현금을 외화로 징수한다. "매월 100중국원(약 16,000원)은 가져간다"라고, 취재협력자인 여성은 말한다. 이것은 서민의 1개월 세대 수입의 30~50%에 해당한다.

또한 작년 12월부터 김정은 정권은 주민에게 손해보험 가입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극도로 생활이 어려운 가정을 제외한 전세대를 인민반장이 돌면서 월 2000북한원(한화 약 480원)을 징수하고 있다.
"충성심, 애국심을 발휘해 보험에 가입하라고 말하지만 보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정부에 돈이 없으니까 인민에게서 거두자는 것이다"라고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 설명했다.

"돈벌이는 크게 줄어서 힘들지만, 아사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서민은 모두 장사를 해서 스스로 어떻게든 먹고산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취재협력자들은 "지금 북한에는 예전처럼 앉아서 죽는 인간은 없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