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여름에 교체된 노동당원증. 속표지의 초상화가 김일성 단독에서 김일성-김정일 짝으로 바뀌었다. (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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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의 조문을 소개한다. 그 전에 1974년 4월에 책정된 구 《10대원칙》과, 김정은에게 맞게 개정된 신 《10대원칙》의 차이, 즉 변경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번에는 사상과 체제・제도 두 가지에 대해.

1. 사상
구 《10대원칙》에서 '김일성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를 일색화하기 위하여'라는 핵심 부분이 신 《10대원칙》에서는 '온 사회를 김일성 - 김정일주의화 하기 위하여'로 바뀌었다. 김일성이 창시한 주체혁명사상을 김정일이 전면적으로 체계화하고, 선군사상을 추가해 지도 사상으로서 병렬시킨 것이다.

2. 체제・제도
구 《10대원칙》에 있던 '공산주의', '프로레타리아독재'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대신 자신들의 제도를 '우리 식 사회주의'로 칭한다. 이것은 헌법과 노동당 규약, 미디어에서 쓰는 사용에서도 종전부터 시작된 변화다.

'공산주의', '프로레타리아독재'를 없앤 이유로, 동서 냉전의 종결로 국제 공산주의운동이 소멸된 것, 북한 자신이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일대 사회혼란으로 대량의 아사자를 발생시킨 것, 그리고 계획 경제가 완전히 막히면서 균등한 의식주를 국민에게 보장하는 공산주의 이념이 무너져버린 것을 들 수 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기초한 전통적 공산주의, 사회주의와의 결별을, 신 《10대원칙》에서도 재차 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제도적으로 개혁개방을 도입하지 않고, 폐쇄적인 통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주의라는 간판을 남기기 위해, 자신들의 제도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독자적인 '우리 식 사회주의'라고 칭하기에 이르렀을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 제도와 의회민주주의 정치 제도에 의해, 한국은 현저한 경제 발전를 이루고 민주화까지 진전시켰다.

공산주의,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한국에 맞서 국가의 정당성을 내세웠던 북한으로서는, 그것이 실제로는 가로막혔더라도, 사회주의의 간판을 내리는 것은 제도의 실패와 김일성-김정일의 패배를 의미한다. 신 《10대원칙》에서도 '우리 식 사회주의'라는 독선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험한 길에 빠져 전망이 없는 김정은 체제의 어려움이 보인다.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