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2020년 6월 17일 노동신문에서 인용.

<북한내부 인터뷰> 북한의 폭파를 어떻게 보았나 (1) >>

김정은 정권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남북관계는 당분간 회복이 극히 어려운 대립 국면에 들어갔다. 갑자기 시작한 반한 캠페인을 북한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리고 북한 사회는 현재 어떤 분위기일까? 폭파 다음다음날인 6월 18일, 북부 함경북도에 사는 노동당 중견간부 B 씨에게 물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전쟁 걱정하는 사람도

――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네요. 뉴스는 보셨습니까?
B. 네, 봤습니다. 여기에서는 당장이라도 전쟁이 시작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마저 있습니다.

―― 전쟁까지 걱정하는 건 지나치지요.
B. 저는 전쟁 따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걸 압니다만,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남북이) 사이좋게 지내자고 했는데 갑자기 저렇게 폭파까지 해버렸으니 이판사판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하지요.

―― 폭파까지 강행한 것은, 탈북자의 삐라 날리기가 원인이라고 생각합니까?
B. 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북 정상회담 때는 당장이라도 통일할 듯한 좋은 분위기였기에, 여기 (북한) 사람들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솔직히,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왔을 때는 금방이라도 통일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문재인이) 무척 다정해 보여서, 정말 같은 민족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실현하지 못하고, (한국은) 삐라만 날린 게 아니냐고 서로 말하고 있습니다.

―― 당신은 한국의 탈북자가 왜 삐라를 날리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까?
B. 나는 당신들과 일해서 (외부 정세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삐라를 날리는 걸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부터라도 뿌렸겠는데, 솔직히 태양이고 장군이고 해도 우리랑 같은 사람이고, 오히려 우리보다 못한 추물들도 있었잖아요.

◆ 한국에 대한 적개심과 내부 통제 강화

그런데, 삐라는 정말 탈북자들이 날리는 건가요? 여기에서는 남조선 당국과 미국이 시켜서, 회담을 하면서 (북한을) 뒤에서 내부로부터 화해시키려고 삐라를 뿌린다고 말합니다.

―― 현재, 북한 내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B. 지금 간부들은, 앞으로 역적 패당과 결사 투쟁 각오를 해야한다고 회의에서 자주 부추깁니다. 어제(17일) 인민반회의에서는 (한국은) 반공화국 책동에 열중하므로 정세가 긴장하고 있고, 동원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인민반장으로부터 (상부로부터의) 통달 설명이 있었습니다.

사상적으로 불건전하고, 조직 생활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인간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동원과 조직 생활에 제대로 참가하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끝)

※ 조직 생활
북한에서는 소학교 2학년 이상의 모든 사람이 어떤 조직에 속할 의무가 있다. 그곳에서 사상과 행동의 점검, 행동과 노동 작업에 동원된다. 이를 조직 생활이라고 하는데, 태만하면 비판 및 처벌의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