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내에 건립된 김일성, 김정일의 거대한 동상. 개인숭배가 일족 지배력의 원천이다. (사진 : 로이터/aflo)

대외비인 최고강령 《10대원칙》이란 무엇인가 (1) >>

지난 4월 후반, 김정은이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건강 이변설'이 세계에 널리 보도됐다.

이변설의 근거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에 매년 정례 행사인,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태양절'은 북한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힌다.

김정은은 시진핑처럼 중국 공산당 내부의 투쟁을 이겨내고 최고권력자가 된 것이 아니다.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지위와 권력, 돈을 독점 승계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의 통치력의 원천은, 죽어서 이 세상에 없는 김일성과 김정일이다.
※ 김정은의 어머니인 고용희는 현재도 그 존재가 비밀에 부쳐진다.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다는 것은, 선대의 권위가 필수불가결이라는 증거다. 지금껏 한 번도 빠트리지 않았던 '태양절 참배'에 김정은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김정은의 김일성 벗어나기'가 아니냐며, 홀로서기라는 추측이 전문가 사이에서 나왔다.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참배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무엇인가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그 근거는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의 조문이다.

비밀 촬영된, 김일성과 김정일의 위대성을 기리는 정치학습회 모습. 2013년 여름 북부 지역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마치 종교 국가, 김일성과 김정일을 신성화

후에 전문을 소개하겠지만,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신 《10대원칙》)에는 놀라울 만큼 종교적 색채가 강한 기술이 이어진다. 명색이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의 당 최고강령이 이래도 되는가? 마치 신흥 종교의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는 듯한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신 《10대원칙》 제2조에는 두 수령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를 우리 당과 인민의 영원한 수령으로, 주체의 태양으로 높이 받들어모셔야 한다.'

이어 제2조 3항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께서 영생의 모습으로 계시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영원한 태양의 성지로 훌륭히 꾸리고 결사보위하여야 한다.'

김정은이 가지 않았던 금수산태양궁전은 '태양의 성지'인 것이다.

그리고 제2조 4항의 내용이다.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신념의 구호를 높이 들고 언제나 수령님과 장군님의 태양의 모습을 심장속에 간직하고 살며 투쟁하여야 한다.'

시신 안치 장소를 성지로써 목숨 걸고 지키고, 죽어서도 영원히 함께 있는 것을 신념으로 하라는 것이다. "북한에는 김일성과 김정일, 두 신이 있다"라는 평가가 지나치지 않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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