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입수 한 내부 문서 "모든 공민들은 군사복무의 요구를 철저히 구현하자".  오른쪽 사진은 영양실조가 되어 병원으로 후송되는 도중의 병사. 2011년 7월 평안남도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나의 수중에, 북한 국내 취재협력자가 입수한 내부 문서가 있다. 2020년 3월에 지방 노동당 기관이 발행한 것이다.

제목은 《(법해설제강) 모든 공민들은 군사복무의 요구를 철저히 구현하자》이고, 전체 5페이지. 간부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정치 학습 교재다. 병역에 관한 법질서 준수와 계몽을 위해 작성된 해설서이다.

"일부러 이러한 교재를 만들어 정치 학습까지 하는 건, 그만큼 군복무 법령을 무시•위반하는 사례가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발생한다는 방증이다"라는 것이, 군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가 문서를 읽은 감상이다.

2003년 12월 열린 제10기 6차 최고인민회의(국회에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제정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사복무법〉(이하 군사복무법)을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철저히 주지시키는 것이 이 문서의 목적이다.

이 법의 제정에 따라 북한에서는 〈전민군사복무제〉가 선포됐다. 즉, 전 국민이 정규군 또는 예비군, 민간무력조직 중 하나에서 군사에 종사할 것을 명문화한 셈이다.

북한의 조선인민군 병력은, 2019년판 방위백서에 의하면 약 110만 명이다. (실제는 70만 명 미만이라고 추정하는 연구자도 있다) 이는 북한 인구의 4.5~5%에 이른다. 이외에 예비역이 470만 명, 민간무력조직인 노농적위대가 350만 명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정규 병력은 2018년 62.5만 명)

정규 병력이 인구의 5%라는 건, 일본으로 치면 630만 명에 해당한다. 이 방대한 병력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김정은 정권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조선인민군이 체제 운영의 요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국내의 취재파트너에게, 6월 초 한 지방의 군복무 담당 부서에 가서 신병 보충 실태를 조사해달라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한다. 2020년 남자의 군복무기간은 13년, 여자는 8년이었다. 북한 청년의 대부분은 정말 가혹한 청춘 시절을 보내야 한다.

내부 문서와 국내 조사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입수한 내부 문서에서는, 먼저 김정일의 말을 인용해 국방과 군복무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2003년 제정한 〈군사복무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북한 당국은 이 법률을 비공개로 하고 있어서 한국의 연구 중에서도 법문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 문서는 '대외비', '비밀', '극비' 등의 취급주의 표시가 없는 일반 문서다. 그 때문인지 오탈자가 간혹 보인다. 국가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내부 문서에 '오타는 간간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문서는 "노동당의 선전선동부원이나 직장의 선동 담당자가, 간부나 일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학습 강연을 하기 위한 교재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부 문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괄호 안은 필자에 의한 부기(附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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