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압록강을 순찰하는 북한의 경비병. 위장색 군복은 국경경비대, 갈색 군복은 인민군 부대. 배경에는 방치된 노후선이 보인다. 2021년 7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대중인 북한에서, 북부 양강도의 중심도시인 혜산시가 5월 14일부터 완전봉쇄되어 외출이 일절 금지됐었다고 혜산시에 사는 두 명의 취재협력자가 19, 20일에 전했다. 협력자에 따르면 혜산에서는 시장도 폐쇄됐고, 집에서 나올 수 없게 된 주민 중 사망자도 발생한 모양새다. 코로나와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정부는 정보 유출에 촉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대에 따라 김정은 정권은 내부 정보 유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치안요원과 간부를 파견해 감시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 연락을 기다렸다. 시내의 상황은 어떤가?

D  혜산시는 5월 14일 완전히 봉쇄됐다. 아파트 창문에서 전파탐지차가 서 있는 게 보인다. 24시간 계속이다. 달리고 있는 건 그런 차랑 군용차뿐이다. 밖에서는 단속하는 고함밖에 들리지 않는다. 외국에 (국내 상황의) 정보가 새지 않도록 보위국(비밀경찰)이 총동원됐다고 한다. 무서워서 연락이 늦었다. 국내 휴대전화도 잘 통하지 않는다. 특히 평양이랑 연결이 나쁘다.

※ 중국과의 국경 도시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 사용을 적발하기 위해 전파탐지기를 지닌 치안요원이 순회하고 있다. 차량에는 안테나가 장착되어 바로 판별할 수 있다고 한다.

 

―― 외출은 금지인가?

D  지금 여기는 난리도 아니다. 언제 봉쇄가 해제될지 모른다. 시장 장사는 중단돼 물가도 잘 모른다. 한밤중에 (아파트의) 옆집 사람이 쌀을 나눠달라고 문을 두드렸다. 집에 있는 가전제품과 식량을 교환하자고 부탁받았다. 이대로는 모두 굶어 죽는 건 아닐까. 집에 쌀이 있지만 밥 지을 땔감이 없어서 걱정이다.

 

―― 현재 정부 대응은 어떤가? 식량과 의약품은 지급되고 있는가?

D  '비상방역조'라는 조직이 생겼다. 방역복을 입고 열이 있는 사람의 집을 돌면서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 중국의 약을 수송해서 긴급한 사람에게 지급한다는 통지가 있었다.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아직 약은 아무것도 지급되지 않았다.

또 인민위원회(지방정부)가 식량을 나눠준다고 했지만 아직 아무것도 없다. 지방에는 비축이 거의 없다고 들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도와서 견디자고 위에는 이야기하는데, 말도 안 된다. 강도질하는 사람도 나올 것이다. 매일 선전차가 '긴급 상황이니 한마음 한뜻으로 이 난관을 극복하자'라고 방송하고 있다.

 

―― 죽는 사람도 나오고 있는가?

D  오늘 (19일), 인민반에서 젊은 여성과 남성이 죽었다고 통지가 있었다. 문을 열면 안 돼서 직접 보지 못했으니 자세한 사인은 잘 모른다.

아파트의 수도가 나오지 않아서 물 뜨는 곳에 한 집씩 나와서 접촉 못하게 하고 물을 긷고 있다. 그런데 물 뜨러 나오지 않는 집이 있다. '비상방역조'가 나오지 않은 집을 찾아갔는데, 죽지는 않았지만 굶어서 집 안에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한밤중에 울음소리도 들린다.

 

―― 사람이 죽었기 때문인가? 먹을 것이 없어 우는 것인가?

D  문을 두드려 봤지만 코로나가 걱정이라 그런지 열어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