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에서 삼지연 관광특구 공사 현장을 시찰한 김정은. 2018년 11월 노동신문에서 인용.

◆ 석탄•땔감 공급 재정난으로 중단

엄동기에 들어간 북한에서 석탄과 땔감 등 난방용 연료 공급이 마비되어 주민 사이에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해가 바뀌고 지방에서는 대형 병원에서도 난방을 할 수 없게 되어 중증이 아닌 입원 환자를 귀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원)

북부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의 보고는 사태의 심각함을 부각했다.

"정부는 겨울 들어 의료기관에는 연료 공급을 제대로 하도록 지시했지만, 지방의 상급병원에 해당하는 시병원, 도병원에서도 재정난으로 난방 연료가 공급되지 않아 1월 5일부터 응급, 중증 이외의 입원자를 모두 귀가시켰다. 지금 이틀에 한 번 정도 의사가 왕진하며 버티고 있다"

당국은, 병원에 필요한 석탄과 땔감 등의 연료를 국영기업에 분담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이 급등해 운반할 수 없게 되자, 난방을 할 수 없는 시•도병원에서는 환자를 강제 퇴원시켜 집으로 보냈던것이다.

◆ 현금 수입 없어 땔감 못 사는 서민

"주변에 연초에 맹장이 파열돼 대수술한 사람이 있는데, 상처가 낫지 않았는데 병원에서 들것으로 집으로 옮겨서 재웠다. 병원에서는 이틀에 한 번 왕진 온다고 한다"
라고 이 협력자는 말한다.

의료 시설의 겨울철 난방 문제는 이전부터 심각했다. 병원에 연료를 확보할 예산이 없어, 입원하면 가족이 땔감과 이불을 모두 가져와야 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의 과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 때문에 경제 혼란이 계속되자, 많은 도시 주민은 현금 수입이 고갈됐다. 땔감을 살 수 없어 집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땔감을 갖고 갈 수 없는 환자는 입원 치료를 못 받는 상태"라고 협력자는 전한다.

의약품도 부족한데 난방마저 할 수 없으니 의료 붕괴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당국은 자택 요양자의 꾀병 조사

병원에서 치료를 못 받는 환자가 대거 자택으로 돌아오는 가운데, 당국은 국영기업에게 자택에서 치료하는 척하며 꾀병으로 결근하는 직원이 없는지, 엄격히 감독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기업 내에서, 진짜 병인지를 확인하는 전임 담당자를 두고 강제 퇴원한 사람 집에도 방문해 조사하고 있다. '병문안도 아니고 꾀병 확인하러 왔느냐'며 환자 가족이 반발해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회주의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당 방침의 학습, 생활총화(행동반성집회), 조직생활에 참가하지 않으니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 당국의 생각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참고사진) 양강도의 한 병원의 병실. 환자 한 명이 누워 있다. 2015년 4월 촬영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