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데리고 열병식에 나온 김정은. 2월 9일 자 노동신문에서 인용.

북한 정권은 2월 8일 심야에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이해 열병식을 거행했다. 김정은은 아내 리설주와 함께 딸(한국 정부는 '주애'라고 추측)을 동행시켰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이 열병식의 모습을 TV에서 본 북부지역 거주 여성을 긴급 인터뷰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먹지도 못하는데 열병식 같은 거 왜 하는가

―― 열병식을 성대히 거행했습니다. 보고 어떻게 느끼셨나요?

어쨌든 생활이 힘드니까, 핵이나 미사일이 있어도, 먹고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쌀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먹는 게 힘드니까 사람들의 관심은 배급 같은 것, '량곡판매소' 같은 것뿐입니다.

※ '량곡판매소'는 국영으로, 신종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식량을 팔기 시작했다. 필요한 양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구매력이 없는 서민은 환영하고 있다.

―― 당신 주변에서는 열병식 반응이 어떻습니까?

올해를 어떻게 살아갈지가 걱정인데, 열병식 같은 거 왜 하는가 하는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 딸 '주애'를 어떻게 보았습니까?

―― 김정은이, 이름이 '주애'로 보이는 딸을 데리고 열병식에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았습니까?

김주애가 전에 나왔을 때(지난해 11월)는 관심이 높았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 김정은은 주애를 무척 귀여워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아끼는 모습이 보여서, 김정은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새끼 이뻐하는거는 다 똑같구나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 주애가 후계자?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 주애를 등장시킨 건 4대세습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애가?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여자인데 (통치자가) 될 수 있습니까? 주애가 (4대째로)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봅니다. 물리와 화학 분야의 천재로, (김정은을) 옆에서 보좌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사실인지는 모릅니다. 주애에 관해서는 한때 여러 가지 유언비어가 퍼져서, 많이 단속하고 있었습니다.

―― 북한 주민들은, 주애가 후계자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지금, 여기 사람들은 먹을 것조차 없기 때문에, 애초에 그때(후계자가 나올 때)까지 살아 있을지 의문이에요. 환자도 많고, 영양실조로 죽는 사람도 많습니다. 죽으면 부검을 하는데, 굶어 죽었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모두 병으로 죽었다고 사망 진단을 씁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월 10일 자 기사로, 당국이 '주애'라는 이름의 여성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아시아프레스가 인터뷰한 여성은, '그런 통고는, 내가 아는 한 없다'라고 말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