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중학생 정도의 꼬제비 소녀가 시장에서 연탄의 온기를 쬐고 있다. 2012년 11월 양강도 혜산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미사일 발사 이면에 궁핍한 민중

북한 서민의 삶은 더욱 악화하는 듯하다. 북부 양강도에서는 곤궁한 사람들이 연일 노동당과 행정기관 청사로 몰려들어 먹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강지원)

◆ 현금 잃고 곤궁한 도시 주민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하자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의 무역을 거의 중단하는 등 과도한 코로나 방역책을 취했다. 경제활동을 극도로 제한당한 도시부 주민들은 현금 수입이 격감해 궁핍해졌고, 노인 세대와 병약자 등 취약층에서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발생했다.

지금, 모은 돈을 잃고 가재도구를 팔아치우는 등, 도시 주민의 곤궁은 더욱 심해졌다.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최근 시내의 모습을 2월 중순에 다음과 같이 전해왔다.

"생활고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매일 같이 동사무소에 나와서 식량을 어떻게 해달라고 진정했지만 아무것도 되지 않아서, 최근에는 (노동)당과 인민위원회(지방정부) 청사에까지 몰려가게 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고령자의 모습이라고 한다. 협력자는 계속한다.

◆ 대처 못하고 살금살금 숨는 간부들

"당과 인민위원회 등의 국가기관은, 노인들이 먹을 것을 구걸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가 됐다. 간부들은 살금살금 숨어 다닐 정도다. 아무것도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월 10일경 혜산시 인민위원회 앞에서, 70대 할아버지가 출근하는 간부들을 한 명씩 불러세워 '혼자 사는데 이대로면 굶어 죽을 테니 먹을 것을 달라'라고 다그치며 소동을 피웠다. 그 할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다른 노인들도 많이 모이자, 경비원이 돌려보내려고 뒤얽혀 몸싸움을 벌였다. 정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돌려보내는 것이다"

아시아프레스가 함경북도와 양강도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장보다 저렴하게 식량을 파는 국영 '량곡판매소'에서는, 2월 12일경 옥수수를 1kg당 2400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할당은 가구당 7kg에 불과했다. (시장 가격은 3200원 정도. 한화 10원은 북한 돈 약 60원)

부식과 유지(油脂)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주식인 쌀과 옥수수를 4인 가족 기준으로 보통 한 달에 50~60kg 소비한다. 부족분은 시장에서 구입하지만 현금이 부족한 빈곤층에게는 힘들다.

◆ 김정은 정권은 UN 기관에 식량지원 요청하나

북한 정부도 식량문제의 심각함을 인지하고 있다. 2월 말에 이례적으로 농업문제를 특화해 토의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위원회총회 확대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한국의 동아일보는 15일 통일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북한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배포 감독 활동을 둘러싼 합의를 하지 않아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