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고장 난 목탄차를 수리하는 병사들. 목탄차는 현재도 상당수가 군대 등의 수송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2008년 9월 평양시 교외에서 촬영 장정길 / 아시아프레스

북한 국내에서 휘발유와 디젤유 시장 가격 인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약 2배, 디젤유는 약 2.7배까지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한 국제유가 급등은 일단락되고 있는데, 왜 북한에서는 상승이 멈추지 않는 것인가.   (강지원)

◆ 김정은 정권이 연료유 강력 통제

북한의 연료유 가격은 일본이나 한국과 비교해도 비싸다. 예를 들면 한국의 2월 말 시점 리터당 현금 소매 가격은, 휘발유가 약 1580원, 디젤유가 1560원 정도였는데, 북한에서는 한국 원으로 환산하면 각각 1820원, 1615원이다.

연료유의 국제가격은 미국 달러 상승 및 2022년 2월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 등으로 세계적으로 꾸준히 상승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하락세다. 한국의 경우 휘발유는 558원이나 떨어졌다.

왜 북한의 시장 가격만 계속 오르는 것일까? 북부 함경북도 취재협력자는, "당국의 통제로 시장에 도는 양이 격감했기 때문이다"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연료유는 원래 국가통제품인데, 국영인 '연유공급소'가 시장에 판매하고 누구나 돈을 내면 살 수 있었다. 군대 등의 기관이 부정하게 빼돌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랬던 것이 지금은 '연유공급소'에서 현금으로 사기 어려워졌다. 국가기관과 기업이 사용하는 '행표'가 없으면 팔아주지 않는 것이다"

'행표'란 일종의 수표와 같은 것으로, 조직 간 대금 결제나 지불에 사용된다.

휘발유와 디젤유의 시장 가격 동향.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국내에서 조사했다.

◆ 석탄과 비료 등 전략 물자의 우송도 위기

2017년 강화된 UN 안보리 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의 석유정제품 수출은 2016년에 비해 90% 삭감돼 상한 50만 배럴로 설정됐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기름 사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돼 경제가 혼란해졌다. 김정은 정권은 귀중한 기름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조직과 분야를 좁히기 위해, 민간이나 개인으로의 유출을 억제해야 했다.

"연료유를 현금으로 사고 싶은 사람은 '행표'로 구입한 기관에 더 얹어서 사야 한다. 그게 가격 상승의 이유"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연료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 타격은 크다. 행정기관과 국여기업, 농장이 석탄과 비료 등의 중요 물자를 수송하는데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예를 들어, 비료를 운반하기 위한 연료비를 조달하기 위해서, 각지의 협동농장에서는 비료의 몇 %를 미리 수송업자에게 넘겨주는 약속을 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당연히 농장의 밭에 투입되는 비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