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야간 밀수 준비 중인 북한 측 밀수 현장. 버스는 세관원과 공안 관련 인원을 태우기 위한 것일까? 2019년 11월 KBS 촬영

최근 압록강 상류에서 북중 간 밀수가 재개됐다. 중국 측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물자가 오가고 있다고 한다. 5월 중순, 국경 사정에 밝은 길림성의 무역업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전성준 / 강지원)

중국 측 무역업자가 말하는 밀수의 현장은 양강도 혜산의 맞은편인 길림성 장백현 조선족자치현 지역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이 지역은 밀수가 단절된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재개됐다는 것이다.

Q.최근 북중 국경은 정확히 어떤 상황인가?
A.최근 국경에서 밀수가 시작되었다. 특히 대북 제재로 인해 통제되는 물자들이 밀수를 통해 조선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측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일부 무역업자들이 21도구나 15도구 근처에서 밀수를 개시했다.
※ 15도구와 21도구는 혜산시 맞은 편의 중국 농촌 지역이다. 15도구는 압록강 하류 쪽에, 21도구는 상류 쪽에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밀수가 활발히 이뤄지던 곳이다.

Q.어떤 물자가 밀수되고 있나?
A.주로 조선(북한) 쪽에서 요구하는 자동차나 기계 부속품, 소형 전동기 등이 밀수로 넘어가고 있다. 이번에 중국의 비야디(중국산 고급 차 브랜드) 중고차 두 대가 조선으로 넘어갔다. 들어오는 건 주로 동 정광이나 수산물 같은 자원 위주다. 장백시장에서는 조선의 어족들이 판매되고 있다.

Q.밀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밀수는 주로 국가 밀무역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변방대(중국의 국경경비대)가 수시로 순찰을 돌며 단속하고 있지만, 조선 측이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에 거의 잡히지 않는다. 중국 쪽에서는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대부분 조용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국가 밀무역은 중국의 개인 밀수업자와 국가의 승인을 받은 북한의 무역회사가 세관원, 보위원, 안전원(경찰)의 입회 아래 품목과 양에 대한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된다.

중국 측에서 본 혜산시. 인근 농촌 지역이 밀수의 거점이 되고 있다. 2010년 7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Q.개인 간 거래도 있나?
A.개인 간 거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선 쪽에서 단속이 매우 심해서 국가 무역을 하는 인원들도 제한적으로만 활동하고 있다.

Q.북한에서 물자를 받는 방식은?
A.조선에 (중국)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로 수산물이나 광물 같은 현물로 거래한다. 하지만 광물의 순도 문제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에 여전히 밀수는 계속되고 있다.

Q.중국 당국의 반응은 어떤가?
A.중국 측은 밀수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밀수나 조선 사람이 넘어오는 것을 신고하라는 통보가 매일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속이 되면 벌금이 많이 부과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밀수는 소규모로 조용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큰 규모의 밀수는 거의 없다.

Q.공식 무역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A.공식 무역을 통해서는 쌀이나 당과류 생산 원료들이 조선으로 나가고 있다. 조선도 과거처럼 아무 물자나 요구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것만 조심스럽게 요구하고 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전에 언급한 것처럼 밀수를 통해 나가고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 국내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