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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에는 다른 여러 종류의 담배들도 진열돼 있다. '평양800'. '토카이1700', '금수강산 1100' 등 전부 국산이다. '룡성'만이 국정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므로 돈이 없는 노인들이 사러 온 것이다. 가격이 비싼 담배는 국정가격이 아니라 시장가격이다. 그것을 사러 일부러 백화점에 오는 사람은 없다. 장마당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 매장의 맞은 편에는 라이터나 회중전등, 건전지 등이 진열돼 있지만 손님도 없고 판매하고 있는 기색도 없다.

'솥460', '냄비510', '포크2400', '저1400' 등이 있지만, 살 수 있는 것은 금속제의 주걱 뿐이라고 한다. 가격은 97원으로 싸긴 하지만... 텔레비전이나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 매장으로 이동했다.

'아리랑'이라고 하는 상표의 세탁기 뚜껑을 열어 보는 여성도 있다. 안쪽에는 브라운관TV, 앞 쪽에는 액정TV가 놓여 있고 사람들이 모여서 보고 있다. 텔레비전은 '하나' 라는 상표와 37인치 라고 표시. 이것은 중국상품에 조선 상표를 붙인 것이다. 화면에서 '장군님의 은혜로 행복이 무르익는 거리...'라는 노래가 나온다. 그 밖에도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 가구 등이 진열돼 있지만 어느것도 사려 하는 사람은 없다. 진열품일 뿐이다.

‘대동강 맥주 140원’이라는 가격표가 보인다. 영국에서 들여 온 중고 설비로 생산해 맛은 좋다는 평판이다.

‘대동강 맥주 140원’이라는 가격표가 보인다. 영국에서 들여 온 중고 설비로 생산해 맛은 좋다는 평판이다.

 

근처의 주류 매장으로 이동한다. 가격표에 [대동강 맥주140] [평양맥주 75] 등이 있다. 판매원에게 물어본다.
구:대동강 맥주는 팝니까?
판매원:판매할 것은 없습니다.

구:그럼 뭘 팔아 줄 수 있나?
판매원:멀지 않아 팔겠지요.

구:지금은 팔지 않는다는 소립니까?
판매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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