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지역인 압록강 상류 지점에 설치된 철조망. 마약 등의 밀수나 탈북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2014년 3월 12일 아시아프레스 촬영

 

"근처의 지인이 한국에 있는 친척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산 속에 들어가다가 경찰의 소지품 검사에 걸려 1년 반 감옥에 갇혔습니다. 출소할 때는 걷지도 못할 만큼 쇠약해졌습니다. 고작 전화인데 이제는 반체제 행위로 간주합니다"

'동료'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출소해 4개월이 지났지만, 이 사람은 지금도 병원에 입원 중이다.

김정일 시대에는 잡혀도 전화기 몰수와 벌금 정도로 묵인 받았지만, 김정은이 등장한 뒤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의 징역이 부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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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해진 것은 '불법통화'의 단속 뿐만 아니다. 국경 지역에서는 연일 '숙박검열'로 불리는 주택의 야간 불시 검열을 하면서 중국에 월경(越境)하려는 자를 색출하기 위해 눈을 불을 켜고 있다. 또 중국 측에는 수년 전 국경의 거의 전역에 이르는 천 수백킬로미터에 걸쳐 철조망이 세워졌다.

지난해부터 중국으로 탈북해오는 사람은 거의 끊겼다. 일본과 한국에 사는 탈북자 중에는 북한에 남겨진 가족을 어떻게든 탈출시켜 데려오기를 갈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나에게도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이시마루 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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