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중심부의 모란봉구역 아파트 상가에는 장사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러한 서민의 모습이 외국인에 보이지 않게하는 '연출'이 있다. 사진은 감자를 파는 젊은 여성. 2011년 7월 촬영 구광호(아시아프레스)

<평양에서 볼 수 있는 것, 보지 못하는 것> 기사일람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몇 번이고 방문해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당국이 외국인 방문자의 행동을 철저히 규제하고 자국민과의 접촉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방문자들에게 보이는 것은 허구 뿐'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지만, 방문할 수 있는 곳은 외국인을 위해 준비된 제한된 구역이며 목격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은 미화(美化)된 무대 위의 풍경이다. 이것을 모르고 훑어본 것만으로 '북한의 실태'를 말하는 것은 순진한 주관적 인상론(印象論)에 불과하다.

김정은 체제 들어 발표된 방북기를 몇 가지 소개하면서 '평양의 연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순진한 방북기

우선 조금 시간이 지난 방북기 몇 편이다. 김정일이 사망한 이듬해인 2012년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이후 해외, 일본에서 많은 학자와 저널리스트, 우호인사,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해 그 방북기가 웹이나 신문, 잡지에 몇 편이나 발표된 바 있다.

일본의 저명인사로는 일수회(一水会) 고문인 스즈키 쿠니오(鈴木邦男), 아사노 켄이치(浅野健一) 도시샤 대학(同志社大学) 교수(당시), 국제 정세 애널리스트인 다나카 사가이(田中宇), 오구라 기조 교토 대학 교수의 글이 눈이 띄었다. 재일 조선 청년 상공회 회원 등 총련 관계자의 방북기도 웹상에서 많이 보였다. 또 방북 보고회도 각지에서 자주 열려 그것이 기사화되었다. 작년 8월에는 '신문・TV가 전하지 않은 북조선'(角川서점)이라는 책도 출판되었다.

2012년은 실질적으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되어 외국 방문단을 받아들였고 방북 15번째라는 '베테랑'과 조선어를 이해하는 연구자가 쓴 것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흥미진진하게 이들의 방북기를 읽어보았다. 독후감(讀後感)을 솔직하게 말하자면, '정말 순진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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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평양의 이탈리아 식당은 맛있었다, 생맥주는 좋았다, 롯폰기 힐스(일본의 대표적 초고층 복합 건물)와 같은 고층 아파트 군에 놀랐다, 태양절을 경축하는 큰 축포 대회의 화려함과 심야까지 영업하는 유원지의 이탈리아제 머신이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의 모습에 감탄하거나 '평양의 발전상'과 '북조선은 변하고 있다'라는 인식을 담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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