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시장의 곡물 매장에서 주워 먹고 있는 소녀. 장사에 방해된다고 쫓겨났다. 1998년 10월 강원도 원산시에서 촬영 안철(아시아프레스)

 

[영상에 기록된 소녀들의 수난] 기사 일람

1995년부터 수년간 사회 혼란에 빠진 북한은 방대한 수의 사람이 굶주림과 병, 추위로 목숨을 잃었다. 정확한 수는 불명이지만, 필자는 100~300만 명이 숨졌다고 추측하고 있다.

북한 역사상 최악의 재화(災禍)를 발생시킨 사회 혼란기를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른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은 1997년. 즉 정확히 20년 전이었다.

철도역과 암시장에는 매일이다시피 시체가 뒹굴고 있는 참상이었다는 것이 많은 탈북자의 공통된 증언이다. 그리고 그 최대 희생자는 어린이와 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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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 시기 북한의 지방 도시는 대체 어떤 모습이었을까. 영상이나 사진은 거의 기록되지 않았다.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인에 의해 촬영된 귀중한 영상기록이다. 20년 전 인국(隣國) 민중의 미증유의 고난을 돌아본다. (이시마루 지로)

위 사진의 소녀에게 "부모가 없니?"라고 촬영자가 묻자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10살 정도일까. 1998년 10월 강원도 원산시에서 촬영 안철(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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