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성제가 만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를 위해 마약과 각성제를 중국 경유 밀수로 세계에 팔아 치우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을 필두로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한 결과, 2007년 3월 마약확산방지를 위한 대표적인 3가지 국제조약을 비준했다.

2011년 2월 20일자 조선중앙통신은 '중국 공안부장이 국경지역의 안전을 지킬 것을 강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중국 국경경비대가 국경지역에서 마약 사건 2153건을 조사 및 처리하고 2883명을 체포, 3828.75kg에 이르는 대량의 마약을 압수했다.

북한 국영미디어가 중국 당국의 구체적인 숫자를 들어 자국의 수치라고 할 만한 마약 밀수 사실을 인정한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중국에서 강한 압박이 있었을 것이다. 이때부터 북한 정권은 각성제 밀수를 묵인하지 않고 단속하기로 했다고 보인다.

중국으로 밀수가 어렵게 되자 밀조・밀매 조직은 국내에서 판매하게 되어 각성제가 유행처럼 번졌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담배처럼 '한 대 피워라'라고 쉽게 권할 만큼 죄의식이 옅다. 또한 '피로에 좋다'라고 약효를 믿는 사람도 많다. 마치 전쟁 전후 일본의 '히로뽕' 유행을 방불케 한다.

김정은 정권의 체면을 위해 언급하자면, 북한 당국은 최근 5년 정도 중국으로 밀수는 물론 국내 유통도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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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각성제 위험성이 경시되고, 죄의식이 희박한 사회 풍조 및 체포돼도 뇌물로 해결한다는 관헌의 부패구조 때문에 각성제 확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

북한 국내 협력자들은, 최근의 찰나적인 세태도 서민으로 하여금 각성제 사용에 내몰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 제재 장기화에 따라 생활고가 심해지고, 김정은 정권이 개혁개방으로 가지 않고 인민 통제를 강화하기에 미래를 보는 희망보다 스트레스뿐이다. 각성제로 한때의 쾌락을 즐기고 싶다는, 될대로 되라는 분위기가 있고 밀매하는 사람들은 그곳을 파고든다는 것이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