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국경 봉쇄로 중국 상품이 부족해져 가격이 급등했다는 혜산시장의 입구. 2013년 7월 촬영 아시아프레스

◆ 인도적 위기 조짐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대중 무역 중단 조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방 도시에서 의약품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4월 24일, 북부 양강도의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끊겨서 지금 가장 부족한 것은 의약품이다. 지난해 약국이 아닌 곳에서 의약품 판매를 금지했고 개인의 약품 장사를 대대적으로 단속했기 때문에, 구할 곳도 없어졌다. 밀수꾼들은 '약은 금덩어리다'라며 오히려 장사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중국의 밀수업자에게 거래를 제안하지만, 북・중 쌍방의 경비가 엄해서 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협력자는 이렇게 전한다.

김정은 정권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유행하자 1월 말에 중국 국경을 봉쇄해 무역은 거의 중단돼버렸다. 중국 세관 당국이 23일 발표한 3월 무역 속보치에 따르면, 북・중 수출입 총액은 겨우 1864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91.3%나 감소했다.

의약품 부족으로 죽는 사람도 나오는 모양새다. 이 협력자는 "18일쯤, 혜산시 A 지구에서 60대 여성이 급성 설사를 앓았는데, 약을 살 수 없어서 탈수 증상으로 죽었다"라고 심각성을 호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 국경 없는 의사회 등의 국제기구는 3월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대책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일반 의약품의 지원도 절실해지는 추세다.

또한 다른 협력자는, "혜산시는 양강도의 중심 도시이지만, 현재 중심부의 전기 공급은 하루 2~3시간 정도이다. 수도 공급은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1시간 정도뿐인 데다 방역 때문에 수돗물에서 소독약 냄새가 심하다"라고 전했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