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이 평양방문시 남북공동선언에 서명하는 김정은과 보좌하는 김여정. 2018 년9월 평양,공동취재단촬영.

◆ 탈북자에게 '똥개' 욕설

조선중앙통신 등 국영 미디어는 6월 5일, 김여정 이름의 담화를 일제히 보도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라는 직함이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한국의 탈북자 단체가 풍선으로 대북 비난 전단을 날리는 것에 대해 '쓰레기', '똥개'라며 극구 비난했다.

그리고 남북 합의에 어긋나는 전단 살포를 한국 정부가 묵인하고 있다며, 개성공업단지의 완전 철거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의 맞대응 조치를 각오하라는 위협적인 말을 쏟아내며 문재인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 김여정 담화를 이례적으로 '지도자급' 대우

김여정 이름으로 담화가 발표된 것은 세 번째다. 올해 3월 3일 담화에서는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해 한국 청와대가 유감 표명한 것을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3월 22일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것에 대해 감사의 담화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김여정 담화는 3월의 두 번과는 대우가 전혀 다르다. 최고지도자의 발언에 준하는 파격적인 소개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보자.

파격의 첫 번째는, 김여정 담화가 나온 다음 날인 6일 〈통일전선부〉 (노동당의 대남 관계 책임부서)가 공표한 대변인 담화의 놀라운 표현이다.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 경고한 담화라는것을 심중히 새기고 내용의 자자구구를 뜯어보고나서 입방아를 찧어야 한다.'

김여정이 북한의 대남 관계 총괄자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또한 대변인 담화는 과감한 표현을 사용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5일 대남사업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들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시를 내렸다'라는 표현이다. 북한에서는 원칙적으로 최고지도자 이외의 사람이 '지시한다'라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당기관이 지시를 내렸다'라는 표현은 있다.)

이유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지만, 이러한 '유일 령도자 용어'가 몇 가지 있다. 예를 들면 '발언'은 김일성은 <교시>, 김정일과 김정은은 <말씀>으로 표현된다. <방침>, <비준>이라는 단어도 최고지도자의 판단에만 사용된다.

'현지지도'도 그렇다. 김정은 이외의 최고 간부들이 각지를 시찰할 때는 '현지 료해'라는 말을 쓴다.

6월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박봉주 부위원장이 황해제철연합기업소 등의 기업소을 '현지 료해'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지시'도 사용할 수 없기에 '당의 의도를 철저히 관철할데 대하여 강조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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