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병사는 집단생활하고 영양 상태가 나빠서, 전염병에 취약한 집단이다. 2008년 8월 평양시 교외에서 장정길 촬영 (아시아프레스)

(1에서 계속)  북한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상황은 어떠한가? 북부 양강도의 여러 지점, 함경북도 무산군과 회령시의 취재협력자들은 공통으로 다음과 같이 전한다.

"간부들은 '코로나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한테 몰래 물어봐도, 지역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 남부 지역에서 발생해 사망자까지 나오고 있다는 소문은 있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

평안북도의 협력자는 "격리된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발생했겠지만 요즘에는 조용하다"라고 한다. 한편 청진시의 협력자는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이 나왔지만, 당국은 코로나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 평양 남쪽 군부대 내에 클러스터 발생?

7월 들어, 평양 남쪽인 황해북도 사리원의 군부대에서 병사들이 집단 격리되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이를 전한 것은 평안북도에 사는 A 씨. 이 부대에 아들이 입대했다고 한다.

A 씨는 현지에서 부자로 알려진 사람이다. 아들의 병역 생활을 걱정해 뇌물을 써서 현금을 넣어주거나 휴대전화를 장교에 맡겨서 가끔 통화하거나 했다. 북한에서 남자의 병역은 13년에 이른다.

6월 초에 아들과 통화할 때, "부대 안에서 코로나가 발생해 병사들이 격리되고 있다"라고 알려왔다. 그리고 그 후 아들의 소식이 끊겼다. 20일 이상 통화가 되지 않자 걱정한 A 씨가, 현지 장교에게 돈을 보내 상황을 알아보니 아들도 격리됐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하는, 장교가 A 씨에게 설명했다는 부대 상황이다.

"감기 같은 증상이 있는 병사들은 모두 격리됐다. 처음에는 부대 입구의 초소에 격리했지만, 점점 수가 많아져서 독립 소대의 막사를 비우고 그곳에서 격리하게 됐다. 병사들은 일절 외출 금지이다. 화장실에 가는 길도 따로 하고 있다. 훈련이나 일과에도 참가시키지 않는다. 병사들은 농사 지원 때문에 농장에 동원돼 있었으니까 그곳에서 감염됐을지도 모른다"

부모로서 당연히 아들의 건강 상태가 걱정일 것이다. 치료는 받을 수 있는지, A 씨의 물음에 장교는 다음과 같이 사정을 설명했다고 한다.

"현재 격리 환자를 진단하는 것은 군의관이 아니라 일반 병사인 '위생지도원'으로, 매일 체온을 재는 정도다. 증상이 심한 병사도 이송하지 않고 격리된 상태다. 단, 격리자에게 식사는 제대로 주고 있다. 일반 병사는 삶은 옥수숫가루와 소금국 밖에 나오지 않지만, 격리자는 흰쌀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굶주린 병사들 중에서는 꾀병을 부려 격리되려는 사람도 있다"

A 씨는 아들이 걱정되어 참다못해 사리원으로 가려고 계획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의 이동 통제 때문에 통행증명서가 발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A 씨의 사례에 대해, 군 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가 설명해주었다.

"조선인민군은 대대마다 '위생소'를 설치해서 군의관 한 명, '위생지도원' 한 명을 두게 돼 있다. 보통 부대에서 결핵이나 전염병이 발생하면, 상부인 사단, 여단의 '위생소'에 보내진다. 심할 경우 군단 병원으로 이송하게 돼 있다. 부대 내에서 격리하고 있다면, 차량을 준비하지 못해서 원대(原隊)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이해할 수 없는 건, 격리한 병사를 군의관이 진찰하지 않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폐렴에는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자력으로 완치되기를 그저 기다린다는 방침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군대 내에서 클러스터가 발생한다면, 전투력 저하는 심각할 것이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서 A 씨의 아들이 있는 부대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클러스터가 발생했는지는 현시점에서 단정할 수 없다. 계속 조사해서 속보를 쓰고자 한다. (끝)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