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가 식량의 직매 시작

한편, 각지에서 국가기관인 '쌀판매소'가 주민들에게 식량의 직매를 시작했다. 정규 명칭은 〈양곡판매소〉이다. 지방정부인 인민위원회의 양정국이 운영하고 있다. 원래는 이른바 '배급소'였지만,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단위 식량배급제도는 평양을 제외하고는 파탄난지 오래이고, 공장과 기관마다 재정 사정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

역할을 상실한 '쌀판매소'가, 시장의 상거래에 대항해 시장보다 약간 싼 가격으로 판매하게 된 것이다. "팔고 있는 식량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쌀과 밀가루다"라고 취재협력자들은 입을 모은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쌀판매소'에서 중국 쌀과 러시아산의 밀가루를 팔기 시작한 것은 7월 초. 가격 설정은, 예를 들면 쌀의 경우, 시장에서 1kg에 3.6 중국 원이라면 3.5원, 밀가루는 1kg에 4600~4800원인 것을 200원 정도 싸게 팔고 있다. 단, 자루로 팔고(40~50kg), 질은 좋거나 나쁘거나 한다. 이웃 주민들과 공동으로 사서 나눈다. 시장처럼 제품을 선택할 수 없고, 흥정도 할 수 없다. 무산군이 가난해서이기도 하지만, 서민은 돈이 없고, 값비싼 백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다. 서민은 밀가루에 감자를 섞어 수제비를 만들어 먹고 있다"

※ 1 중국 원은 한화로 약 170원, 1000 북한 원은 한화로 약 142원.

한편,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한발 앞서 직매가 시작됐다.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쌀판매소'에서 직매를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올해 들어 코로나 때문에 무역이 멈춰서 중국산 쌀이 바닥난 뒤에는, 협동농장이 보유한 판매용 식량(영농자재구입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시장판매용으로서 비축하고 있던 것)을, 당국이 사서 팔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과 러시아에서 지원 식량이 줄을 잇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당국은 민간인이 매매하는 시장에 대항해서 식량 판매를 국가에 집중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판매소의 쌀은 질이 그다지 좋지 않고, 제품을 고를 수 없고, 시장과 가격 차이도 크지 않아서 대부분의 사람은 시장에서 사고 있다"

중국, 러시아로부터의 지원 식량을 활용해서 식량 유통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회복시키고, 지원 식량을 팔아서 현금 수입을 얻겠다는 것이 당국의 의도가 아닐까.

또한, 앞서 언급한 무산군에 있는 철광산에서는, 6월 말에 옥수수 일주일 치의 배급이 있었다. 7월 중순에는 밀가루가 일주일 치 배급됐다. 모두 근로자 본인분뿐이다. 밀가루는 러시아로부터의 지원이라고 한다.

◆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식량 지원인가

국제무역센터(ITC)가 공개한 러시아의 무역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4월에 북한에 740만 달러 상당의 밀가루를 수출했다. 단, 통계상으로는 '구입'인지 '지원'인지 알 수 없다.

중국도 4월 이후, 북한에 밀가루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중국 세관 당국이 발표한 무역 통계를 보면, 밀가루 수출은 4월이 157만 5015 미국 달러, 5월이 904만 6838 달러로, 대북 수출액 1위를 차지했다. 분량은 2만 7842톤, 6월은 같은 2위로 1006만 9172 달러, 3만 7210톤이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통계만 보면 수출된 밀가루가 지원인지 알 수 없다. 또한 쌀과 옥수수의 수출은 통계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중국이 북한에 대해, 지난해에 이어 대량의 식량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중앙일보는 6월 21일, 중국이 북한에 쌀 60만 톤과 옥수수 20만 톤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북한을 국빈 방문한 지 1주년이 된 것에 맞추어 실시됐다는 것이다.

또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단둥항 등의 선박에서 야간에 옥수수와 쌀이 전달되고 있다고, 6월 22일에 보도했다. 무엇보다도 북한 국내의 사람들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식량 지원이 있었다고 인식하고 있다.

정확한 양은 알 수 없지만 4월 이후 대량의 식량 지원에 의해, 국가 소유 식량에 여유가 생겼고, 그것을 군대와 평양, 건설동원자, 당국이 가동을 우선하고자 하는 생산조직, 협동농장 등에 우선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