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고문에는 '압록강, 두만강의 우리측 강안에 침입한 대상과 짐승은 예고없이 사격한다'라고 적혀 있다. 2020년 8월 말, 사진 아시아프레스

◆ 반찬은 염장 무•배추뿐

그럼 병사들은 어떤 것을 먹고 있는 것일까? 취재 협력자는 군의 후방보급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다음과 같이 전해 왔다.

“반찬은 소금에 절인 무와 배추뿐이다. 주식은 옥수수가루를 지어 내고 있다. 국가는 백미도 섞어 공급하지만 양이 턱없이 부족해 부대에서 쌀을 팔아 값싼 옥수수와 교환하고 있는데 영양실조에 걸리는 병사들이 많다.”

이처럼 음식의 질이 나빠지자 국경경비대가 ‘길 잃은 가축’을 총으로 쏴 먹는 사건이 빈발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사회안전부(경찰)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국경지역에 1~2km의 완충지대를 설치하고 그곳에 들어가는 자와 가축은 무조건 예고 없이 사격한다’는 포고를 내렸다.

“중국과 인접한 무산군에서는 완충지대에 들어간 개나 염소 등 가축을 병사들이 조준 사격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2월 말에도 무산군 지초리에서 방사된 염소가 완충지대에 접근했다며 병사들이 쏴 죽이고 자기들끼리 먹어버렸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민간인과 병사의 접촉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죽인 가축을 주인에게 주려고 하지도 않는다.”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배고픔이 너무 심한 것을 이기지 못해 일반 부대와 국경경비대에서 탈영자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다른 시, 군으로의 이동이 금지돼 있다. 탈영병을 데려오는 것이 임무인 장교들도 출장을 못 가게 됐고, 따라오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탈영하는 병사들이 늘고 있다.”

협력자는 평소 알고 지내던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무산군 부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탈영병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