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한 끼 이하로 사는 사람이 늘어나

그런데 올해는 정부가 예비 곡물 비축을 허락하지 않고, 생산량에 산입해 국가에 내도록 해서 예비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 때문에 3월 중순에 각 분조에서 농장원 1인당 옥수수 1.5kg를 모아서 '절량세대'를 먹이기로 했다.

4월 중순 협력자가 A 농장을 다시 방문했더니 상황은 결국 피할 수 없는 곳까지 왔었다. 협력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모든 농장에서, 분조원 중 적어도 3명은 하루 한 끼 이하로 살고 있었다. 농장에 새롭게 배치되어 농촌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나 병에 걸린 사람이 힘들다. 3월보다 나빠졌다"라고 한다.

협동농장에서는 출근 일수와 일의 경중 등으로 '노력공수'라는 포인트가 계산되어 그에 따라 분배량이 증감하는데, 병이나 부상, 사고 등으로 포인트가 적은 세대에서는 빨리 분배를 소진하게 돼 절량세대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북한지도 (아시아프레스 제작)

◆ 정부의 통제 강화가 직격탄

게다가 더 타격을 준 것은, 김정은 정권에 의해 강력히 추진된 세 가지 통제다.

첫 번째는, 농촌에서의 곡물 유출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조치다. 이전부터 가을 수확 직후는 국가 납입 식량의 소산을 경계해, 군량미와 국가 계획분의 반출이 일단락될 때까지는 농촌에서 도시로 향하는 도로에 검문소를 두고 곡물이 유출되는 것을 단속했다.

올해는 그것이 상시 실시되어 농장의 식량 창고에 무장 경비원을 세워 도난과 유출을 감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민이 자신의 보유분을 도시에 판매하러 가거나 도시의 장사꾼이 매입하러 올 수 없게 돼 버렸다. 농민들은 현금수입을 얻을 방법을 잃어버렸다.

두 번째는 '소토지'라고 불리는, 경사지 등 비농지의 경작 금지다. 김정은 정권은 산림보호를 명목으로, 산의 경사면을 농민이 개인적으로 경작하는 것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위반한 자의 수확물은 가차 없이 몰수한다.

세 번째는 '외상 판매' 금지다. '보릿고개' 기간에 먹을 것이 없는 농민에게, 도시 주재 부자나 농장 간부들은 가을 수확 후 갚는다는 약속으로, 높은 이자로 곡물과 현금, 일용품 등을 빌려주는 행위가 횡행하고 있었다. '대거리', '이잣돈'이라고 불린다.

가난한 농민의 약점을 파고드는 악랄한 장사이지만, 굶주리는 농민 입장에서는 당장의 굶주림을 견딜 수 있다. 이 '외상 판매'가 재작년부터 '비사회주의행위'라며 엄격한 단속 대상이 됐다. 과거의 착취계급이 만든 나쁜 제도라는 것이다.

"과거의 빚을 탕감하는 막무가내 방식이어서, 굶주리는 농민에게 '외상 판매'를 하는 사람은 없어졌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 곡물 생산 전망

백계가 다한 A 농장에서는 4월 들어 끝내 중앙정부에 제의서를 내고 국가에 의한 식량 공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4월 중순까지 아무런 조치도 없는 상태라고 한다.

"현재 A 농장에는 나라에 인도해야 할 수확 곡물이 아직 20% 정도 남아 있다. 농장원들은 그것을 나라가 빈곤층에 돌려줄 것을 바라고 있다.
농민 자신이 굶고 있는 데다 트랙터 등 농기계와 비료, 연료 등이 황해도 같은 곡창지대에 우선 투입되고 있어서 올해는 많은 지역에서 농업 생산이 힘들 것이다"

조사한 협력자는 이렇게 보고를 맺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