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가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는 사진. 자세히 보면 마스크의 크기와 위치가 어색하다. 2020년 2월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에서 인용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한 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은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선전하면서도, 국민에게는 외국에서 새로운 종류의 변이・오미크론의 감염 폭발로 사망자가 다수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계속해서 '방역 최우선'으로 경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북부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열이 나거나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인민반(말단 행정기관, 반상회)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그것이 '방역지휘부'로 전해지는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 무서운 건 코로나보다 궁핍

하지만 주민들의 위기의식은 엷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엄중하고 과도한 방역책이 시작된 지 2년. 경제 악화가 심각해져 주민들의 피폐가 현저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악성 전염병보다 당국의 과도한 통제로 인한 생활고가 생계와 목숨을 위협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화하는 코로나 통제가 지겹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2월 21일 이렇게 전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코로나의 기세가 약해져 계절 감기 같은 것이다'라든지 '조선사람은 마늘을 많이 먹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근거 없는 낙관론의 출처는, 외부 정보라고 한다.

김정은 정권은 국경을 봉쇄해 자국민의 귀국과 외국인 입국을 일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의 밀수도 거의 근절됐다. 그런데도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화하기 어렵고 사망자가 적다는 정보가 들어와 그것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하는 이들은 주로 한국으로 탈북한 사람들이다.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북한에 남은 가족과 지인에게 연락하는데, 그때 최신 코로나 정보가 전해져 그것이 북한 국내에 입소문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 경계의 느슨함이 두려운 당국은 '코로나 공포'를 계속 전해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지는 것이 싫은 김정은 정권은, 국영 미디어를 통해 거의 매일 국가별 감염자 수, 사망자 수를 거론하며 과도할 정도로 '코로나 공포'를 전하고 있다. 예를 들면 2월 22일 조선중앙통신은 '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증가'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일본에서 455만 142명이 감염되고 2만 2033명이 사망했다'라고, 누계라는 점을 언급하지 않고 전했다.

노동당은 올해 1월 '비상방역사업에서 대중적 방역 분위기와 전 사회적인 자각적 일치성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라는 문서를 간부 대상으로 배포했다. 이완을 경계하는 것이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