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이 참관했다는 사진. 로동신문에서 인용.

◆ 김정은 정권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보았는가

북한 김정은 정권이 1월 중 총 7차례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실시해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는데, 정작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북한 국내의 취재 파트너들이 주민 반응을 조사했더니, 의외로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궁핍한 생활이 한계에 이르러 자포자기적인 분위기가 사회에 감돌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강지원)

―― 1월에 김정은 정권이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했습니다. 주민들은 알고 있습니까?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처음 쐈을 때는, 저는 핵무기가 있다고 선전하면서 왜 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러웠는데 사람들은 중국과 무역을 재개한 걸 계기로 (미국에) 경제 제재를 해제시키려고 하고 있는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경제 제재를 풀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정부는)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제재를 멈추게 하려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거주하는) 시의 노동당 선전부 관리와 담당보위원(비밀경찰요원)의 말을 들어보니 '지금 코로나로 전 세계가 힘든데 (우리 나라는) 제재까지 계속 받고 있기 때문에 강하게 나가서 멈추게 하려는 거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 편이니 지금이 기회다'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 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모두가 정말 살기 힘들기 때문에, 신의주를 조금 열었다고 해도 언제 원래대로 돌아갈지 모르니까, 전쟁이든 뭐든 해서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그건 진심일까요?

"최근에는 불만을 입에 담기만 해도 '말 반동'으로 잡혀가니까, 일부러 미국놈들, 일본놈들이 재앙의 원흉이라고 의견을 말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표면적인 말입니다만,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맞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굶어 죽는다. 행동해야 한다', 그런 분위기가 갑자기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 1월 17일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2년 만에 열차에 의한 무역이 재개됐다.

◆ 흥하든 망하든 전쟁하면 어떠냐

다음은, 취재협력자가 청취한 3명의 목소리다.

● 철강 관련 공장 노동자 남성, 제대군인, 연령 미상
(미국과는) 회담도 했고, 우리가 핵을 가졌다는데, 경제 제재를 계속 받는 건 우리를 아직 깔보기 때문이다. 미사일 발사든 뭐든 해야 한다.

● 시장에서 자전거 부품을 파는 상인, 여성, 40대
코로나바이러스는 조선에는 안 들어왔는데 물자를 (외국에서) 넣으려고 해도 제재 때문에 못 들어온다고 하지 않는가. 이건 우리를 굶겨 죽이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실험만 할 게 아니라, 미사일을 직접 쏴야 한다. 죽던 망하던 살던 해보면 되지 않나.

● 30대 주부, 의약품 부족으로 남편이 지난해 말 사망
예전에는 먹고 살려고 불법도 저질렀지만 (단속이 엄격해서) 지금은 밀수도 못 하고 중국에 넘어가 도둑질도 못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돈도 없고, 집에는 팔 것도 하나도 없다. 농촌에 가면 살 수 있을까. 정부는 식량을 공급한다지만 언제가 될지 믿을 수 없다. 아무튼 이기든 지든 전쟁하면 좋겠다. 끝장을 봐야 한다.

전쟁할지언정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궁핍해 견딜 수 없다... 궁지에 몰린 서민의 심정이 전해진다. 김정은 정권은 2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하자마자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해 무역을 강하게 제한했다. 자국민에 대해서는 강력한 이동 통제를 실시해 장사도 제약을 걸었다. 현금 수입을 잃어버린 도시 주민은 곤궁에 시달리게 됐다. 경제 제재에 더해 정권의 과잉 코로나 대책이 현재의 빈곤을 낳은 건 분명한데도, 반복해서 '미제국주의에 의한 압살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선전하며 책임을 전가해 왔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