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거리에서 단속하는 안전원(경찰관). 2011년 1월 평양시 교외에서 촬영 김동철 (아시아프레스)

북부 양강도 혜산시에서 외국 영화를 봤다는 이유로 수업 중 교실에서 남자 중학생이 연행되는 사건이 있었다. 관련된 20여 명도 구속, 즉결로 중형에 처해진 모양새다. (강지원)

◆ 미국의 '상어 영화'

사건이 일어난 것은 2021년 11월. 한국의 북한 전문 미디어인 데일리NK가 11월30일에 중학생 체포 소식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아시아프레스에서 추가 조사한 결과 체포된 사람은 혜산중학교에 다니는 14살 남학생으로, 단속관 4명이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가 수갑을 채워 연행해갔다고 알려졌다.

학교에 체포하러 간 사람들은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 소탕 작전 연합지휘부' 요원 3명과 사회안전원(경찰관) 1명이었다. 게다가 이 사건과 관련돼 12월 말 시점에서 배포 및 판매한 사람, 다른 중학생 등 모두 22명이 구속됐다고 한다.

양강도에 사는 여러 취재협력자의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본 것은 '미국 상어 영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중국 국경이 봉쇄된 이후 신작 한국 드라마 유입이 끊어져, 몇 년 전 유행한 구작을 보다가 발각됐다.

"혜산시에서는 사건 정보가 순식간에 퍼져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국이 이번 사건을 불법 영상 시청 처벌의 본보기로 삼기로 하고 기관과 기업소에서 강습을 열고 사건의 경위와 처벌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협력자 중 한 명은 이렇게 전했다.

◆ 즉결로 6명에게 무기징역

충격적인 것은, 중학생을 교실에서 수갑 채워 연행한 것만이 아니다. 체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형에 처해진 것이다. 다른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학교에서 연행된 학생 외에도 몇 분 정도 봤을 뿐인 중학생과 어른도 체포됐다. 당국의 설명으로는 체포된 22명 중 6명이 무기징역을 받았다. '한 장면이라도 본 자는 전원 체포하라는 것이 단속 방침'이라고 한다"

중형을 받은 사람이 중학생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북한에서도 중학생의 범죄는 '소년교양소(소년원)' 송치가 원칙이므로, 영화 유포와 판매에 가담한 성인에게 중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중형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적용됐을 것이다. '남조선 영화, 영상, 노래, 그림, 사진 등을 직접 보거나 보관한 자는 5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 유입 및 유포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사형'이라는 조문이 있다. 2020년 12월에 제정됐다.

"대체 외부 정보가 얼마나 무섭길래 이렇게 심하게 단속하는 걸까. 인민의 눈과 귀를 막으면 통치가 편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봤다는 영화 (거대 상어 영화)는 정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왜 엄격히 단속하는가 하는 목소리가 크다"

충격적인 이번 사건에 대해 협력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정정합니다.
중학생이 교실에서 연행된 사건을 2020년 11월로 적었습니다만, 2021년 11월의 오류였습니다.정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