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씨 사망 10년의 추도 대회에 출석한 김정은 씨. 조선중앙TV 화면 인용.

◆오락, 관혼상제도 사실상 금지

김정일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부터 10년이 되는 12월17일, 북한은 수도 평양을 비롯, 전국에서 추도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였다. 또한 애도기간을 이례적으로 내년 1 월 초까지 연장하고 관혼상제와 오락을 제한하는 등 엄격한 사회적 통제를 가하고 있다고, 북한 북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취재 협력자가 19일 전해왔다. (강지원)

◆청년들이 통제의 목표

추도기간 지속 방침은 노동당 산하의 여성조직과 청년조직, 직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통지되었다. 협력자에 따르면 내년 1 월 초까지 유희나 오락, 관혼상제를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구체적인 내부 동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18일에는 (전날의) 중앙 애도대회 행사를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여성동맹 회의에서는 『추도기간에 김정일 장군님에 대한 충성심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당에 충성하고 충실하도록 노력하라』고 간부가 발언했다」

더욱더 엄격하게 통제당하고 있는 곳은 청년동맹이라고 한다. 청년이 솔선해 애도 분위기를 만들라는 지시와 함께 전국 각지에 설치되어 있는 김일성·김정일의 혁명역사 연구실, 사적, 동상의 청소나 경비 작업에 100% 참가하라는 명령이 떨어져, 청년들이 교대로 동원되고 있다고 한다.

※청년동맹의 정식 명칭은 ‘사회주의 애국청년동맹’.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급중학교의 학생과 대학생부터 대략 30세까지의 근로 청년까지를 조직하는 노동당 산하의 대중조직.

◆목적은 김 씨 일가 지배에 대한 정당성 부각?

「특히 청년들에 대한 통제가 살벌하다. 밖에서 웃거나 떠들기만 해도 추도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라고 간주하고 엄중하게 문제시하겠다고 한다. 어린아이들까지 무서워서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북한 사회 전반에서 강기숙정(綱紀粛正)을 위한 엄격한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최고존엄” 이었던 김정일 씨의 추도기간에 통제 위반으로 단속 당하면 큰일 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 추도기간 장기화의 목적은 김정일 씨의 존재감이 미미해지는 시기에 사후 10년을 맞아 김정일 씨를 재조명하는 것으로, 김정은 씨의 통치의 정통성을 호소하는 것에 있다고 보여진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협력자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