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된 북한　코로나의 실태를 살핀다(1) 　고령자・유아의 잇따른 사망, 확진 판단은 체온 확인뿐... 회복자도 다수

김정은 정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감염을 인정한 지도 곧 한 달. 북한 당국은 매일 신규 발열자와 회복자, 치료를 받는 사람의 수를 공표하고 있지만, 사망자 수에 대해서는 중단했다. 공표 집계치가 정확한지 불분명한데다 애초부터 발열자=감염자가 아니고,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코로나 감염 상황과 당국의 대응 실태는 아직도 알 수 없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6월 상순, 북부 지역에 사는 여러 취재협력자로부터 최신 상황을 들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체온 측정이 유일한 판정 기준

상세한 보고를 보내온 A 씨는 양강도에서 가족과 함께 아파트에 살고 있다. B 씨는 함경북도의 한 도시에 거주하는 노동당원이다.

―― 체온 측정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A 인민반장과 '비상방역조' 사람이 인민반 전 세대를 돌며 하루에 2~3회 체온을 잰다. 열이 있다고 자진 신고하면 마스크와 약을 지급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 '비상방역조'는 정부가 코로나 감염을 인정한 후 생긴 조직으로, 방역소직원, 경찰, 보위국(비밀경찰), 당, 행정 직원으로 구성. 가정 방문 외에도 무단 외출자, 규정 위반자를 단속한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 20~40세대를 관리한다.

 

―― 열이 있는 사람은 어떻게 되는가?

A 격리되어 집에서 한 발짝도 못 나온다. 그 집 방문도 중단되고 문밖에서 말을 걸어 상태를 묻고, 일주일 정도 지나고 다시 체온을 재러 간다. 열이 내리면 완쾌(완치)자로 등록하는데, 유열자(발열자)로서 등록돼 있는 동안에는 인민반장도 일절 접촉이 금지되어 열도 재러 가지 않는다.

 

―― 격리는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

A 기본적으로 집에서 격리시킨다. 혼자 산다면 격리 시설에 넣는다. 격리 기간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당국은 일주일에서 열흘이 지나면 증상이 진정된다고 설명하고 있고, 열이 내리면 끝난다.

◆ "나도 코로나에 걸렸다"

―― 발열 유무만으로 판정하는 것 같은데, PCR 검사 등 감염 판정 검사는 하지 않는가?

A 아무것도 없다. 열을 잴 뿐이다. 호흡 곤란이나 증상이 심각할 때만 병원에 데려가는데, 특별한 치료는 없고 링거로 해열제, 감기약을 주는 게 전부라고 한다.

 

―― 당신은 괜찮은가?

A 나도 코로나에 걸렸다. 열이 나서 힘들었지만 8일 만에 회복했다. 인민반을 통해 파라세타몰이라는 약을 하나 받았다. 열이 나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대부분 회복하고 있다. 봉쇄는 하루빨리 풀어야 한다는 분위기다. 긴장은 당초보다 풀렸다.

※ 실제로 코로나에 감염됐는지는 검사가 없으므로 본인도 알 방법이 없다. 파라세타몰은 일반의약품인 해열진통제.

 

―― 당신이 사는 구역의 상황을 알려달라.

A 인민반장한테서 6월 6일에 들었는데, 우리 인민반에는 중증자가 6명, 완쾌된 사람이 12명, 증상이 있는 사람이 7명이라고 한다.

 ※ 한 인민반의 구성은 40~100명 정도로 생각된다.

◆ 영양실조와 병약한 노인이 죽었다

―― 사망자는 나오고 있는가?

A 죽는 사람이 여기저기서 나오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모른다. 6월 4일부터 6일 사이에, 근처에 사는 지인 중 죽은 사람이 4명 있다. 영양실조와 병이 잦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려 죽고 있다고 한다. 유아도 죽고 있다.

인민반장으로부터 직접 쓴 통지문이 돌아왔다. "죽은 건 원래부터 병이 있던 사람들이니 방법이 없다. 코로나는 전 세계가 괴로워하는 병이다. 아픈데도 바로 신고하지 않고 죽어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다"라는 내용이었다.

 

―― 사망하면 어떻게 하는가?

A 사망자는 모두 화장하는데 가족은 만날 수 없다. 비용은 중국 돈으로 150~200위안을 걷었지만 지금은 나라에서 부담한다. 단, 기름이 없어 제대로 타지 않아서, 뼛조각을 망치로 으깨서 가족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 100위안은 약 19,000원

 

사망자 발생에 대해서는, 함경북도 도시부에 사는 B 씨가, 6월 초순 다음과 같이 전했다.

B 코로나 환자는 많이 나오고 있다. 죽은 건 고령자와 유아가 많다. 감염이 확산하기 전에는 약이 없어서 많이 죽었는데, 지금, 살아남은 노인이 코로나로 죽고 있다. 하지만 열이 났다가 회복한 사람도 많아서, '코로나는 별거 아니다'라는 인식으로 바뀌었다.

※ 이것 역시 코로나로 사망한 것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 굶어 죽는 사람도 나온다던데?

B 5월 말 전 세대에 15일분의 옥수수가 배포됐으므로, 그 이후에는 아사자는 없을거다.

※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5월 25일경 15일분의 식량이 무상으로 배포됐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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