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에 맞춰 방한했을 때의 김여정 씨. 한때 한국에 팬클럽까지 생겼지만 욕설을 거듭해 반감을 사고 있다.2018년 2월 촬영 청와대.

김정은의 동생이자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인 김여정이, 8월 10일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등단(登壇)해 연설했다. 이 김여정의 연설을 조선중앙TV로 본 취재협력자가 있었다. 김여정의 육성 연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주위의 반응과 본인의 감상을 들었다. (강지원)

◆ 김정은의 코로나 감염 시사

이 회의에서 김정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승리를 선언했다. 김여정은 토론 연설에서 김정은의 탁월한 지도력을 격찬하고 인민을 위해 격무를 수행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역 전쟁의 나날 속에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

김정은이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인민을 위해 자지 않고 봉사하는 모습에 대해 눈물을 글썽이며 예찬의 말을 늘어놓았다.

TV에서 이 연설을 본 협력자는 함경북도에 사는 여성이다. 다음과 같이 질문에 대답했다.

 

―― 김정은은 고열에도 눕지 않고 인민을 위해 일했다는데?

"잠도 없이 일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인민을 위해 준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죠. 주위 사람들은 여정의 발언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김정은도 코로나에) 걸린 것 같은데, 꼭대기까지 코로나에 걸렸다면 안걸린 사람이 없을정도로 다 걸렸는데 국경좀 풀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5월 12일에 코로나 감염자 발생을 공식 인정했다. 그 후 단기간에 전국에서 대유행했기 때문에, 사회가 집단 면역을 얻었으리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긴 '코로나 방역 전쟁'으로 주민의 곤궁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중국과의 국경 봉쇄를 풀고 무역이 재개되기를 모두 갈망하고 있다. '코로나에 승리했다면 무역을 재개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 한국을 향한 적의를 드러낸 발언에 대해서는

또한 김여정은 연설에서, 한국으로부터 북한에 들어온 물자가 바이러스를 매개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탈북자 단체의 삐라 살포는 '괴뢰보수패당'이 배후에 있으며, 이것이 계속된다면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 김여정이, 코로나바이러스는 한국에서 보낸 거라고 발언했는데.

"탈북자가 삐라를 날려서 코로나를 보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진짜인지 의심하는 사람도 있고, 있을 수 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에) 탈북한 가족과 친척이 있는 사람은 불똥이 튀지 않도록 주위의 시선을 매우 신경 쓰고 있습니다"

 

―― 한국의 윤석열 신정권을 괴뢰라고 부르며 심하게 욕했습니다.

"한국하고 또 찢고 박고 하겠다는 것 같은데, 지원은 받을 생각도 안 하니 어쩌려는지. 주민들은 모두 굶어죽게 생겼는데"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