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부인 리설주를 데리고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도했다는 사진. 2022년 10월 11일 노동신문에서 인용.

현재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지난 십수 년 이래 최악의 경제 상황이다. 김정은 정권은 9월 25일부터 10월 9일에 걸쳐 7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실시했는데, 이는 인민이 빈궁에 허덕이는 현실을 잘 알면서도 행한 것이다. 정권은 주민들에게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설명했고,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를 긴급 인터뷰했다. (강지원)

◆ 김정은 원수가 있는 한, 건드릴 수 없다고 선전

인터뷰에 응해준 A 씨는 함경북도에 사는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 일반 기업 노동자로서 노동당원 남성이다. 괄호 안은 편집부에 의한 주기.

――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당국으로부터 설명이 있었습니까?
A 네. 미국이 긴장감을 높이는데 맞서서 우리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거라고. 지난 주 토요일(10월 8일)에 직장에서 정세 강연이 있었고, 10일(노동당 창건기념일) 행사 때도 우리의 핵무력이 우수하다고 선전했습니다. 제국주의자는 악랄하지만, 김정은 원수님이 계시는 한 절대 우리들을 건드릴 수 없다, 그런 신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있습니까?
A  당국은 긴장을 유지하고 동원 태세를 갖추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핵을 갖고 있다고 해놓고 왜 자꾸 그렇게 강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쟁이 일어날지 말지, 여기 사람들은 관심 없습니다.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죠. 미사일을 계속 쏜 다음에 미국과 회담하게 됐을 때는 (2017년 긴장 국면 후), 금방이라도 경제가 좋아질 줄 알았더니(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실제 쌀이 인민에게 주어지는 게 아닌 걸 아니까 관심이 없습니다. 강연자들은 열변을 토하며 격동되서 흥분했지만 듣는 사람들은 (이야기가) 언제 끝나나 생각했을 겁니다.

◆ 배가 고파서는 싸울 수 없다...

A 중국과 러시아 등, 어디에서도 쌀 지원이 들어온다는 말은 없고 시장에는 돈이 돌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제재를 해제해야 무역도 할 수 있는데(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다). 무역업자는 다 지쳐있어요. 저도 점점 이 나라가 어떻게 돼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핵을 쏴버리면 (나라가) 망한다는데, 위협하면 미국이 그냥 호락호락 뭔가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신심이 없는(정부 방침과 다른 의견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말은 좀처럼 입 밖에 내지 못합니다만. 유언비어를 퍼트린다고 잡혀가니까.

그러니까 "굶어 죽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이 애국이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겁니다. 사회주의를 지킨다고 해도, 핵보다도, 무엇보다도 먹을 것이 있어야 하는데 나라는 줄 것이 없으니까 (인민은) 자신의 힘으로 먹고살 수밖에 없다는, 그런 야유입니다. 모두 다른 자력갱생을 잘해요.

◆ 곤궁이 계속되는 수확의 가을

지금은 가을 철인데도 두 끼밖에 못 먹는 사람이 많습니다. 돈을 벌지 않으면 먹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먹고살 수 있을지만이 걱정입니다. 위에서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습니다.

―― 10월 10일 당 창건기념일에는 특별배급이 있었습니까?
A 취업자 1명당 5일 치의 옥수수가 (국영의) 식량판매소에서 판매됐습니다. 중국산 옥수수. 부양가족분은 없었습니다. 특수기관(경찰 등 치안기관)이나 당 기관, 무역회사 등에서는 식용유와 돼지고기를 특별배급 했지만, 일반 주민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