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굶주린 탓인지 10살도 안 돼 보이는 어린 꼬제비가 시장에서 힘없이 앉아 있다. 밤에는 추위와 싸워야 할 것이다. 2012년 11월 혜산시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내부조사> 지방에서 기근 양상 "5월 들어 굶주림과 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 (1) 국가 보유 식량 바닥났다

지방 도시에서 영양실조나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강도 등 흉악범죄와, 노부모와 자식을 버리거나 방치하는 사례가 다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부 양강도 혜산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현지에 사는 3명의 취재협력자가 전해 온 정보를 정리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90년대 후반 대기근 당시, 범죄 증가 및 아이와 노인 부양을 포기하고 버리는 참담한 현상은 북한 전국에서 발생했다. 식량 배급이 끊긴 데다 현금이 바닥나고 가재도 잃어,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워진 사람들에 의한, 궁여지책이었다.

2000년대 들어 기아의 만연은 서서히 진정되고, 아사자와 꼬제비(부랑자)의 수도 줄었다. 그러나 지금, 지방 도시에서 90년대를 방불케 하는 인도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하는, 양강도 취재협력자 3명이 5월 9일부터 26일 사이 보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3인과의 연락에는, 반입한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괄호 안은 편집부의 보충.

◆ 범죄 증가

강도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〇〇지구 여성동맹 위원장 조카가 (5월 중순) 저녁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강도에게 돌로 머리를 맞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의식을 잃은 채로, 자전거는 물론이고 신고 있던 신발까지 훔쳐 도망갔다고 합니다(피해자의 그 후 안부는 불명).

××지구의 한 단층집에서, 대낮에 물을 마시고 싶다고 찾아온 사람이 칼로 (가족을) 위협해 녹화기를 갖고 도망친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근 강도가 많아서 (누군가가 찾아와도) 문을 여는 게 무섭습니다. 돈이 많은 집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요. 당 간부의 집에 도둑이 들어, 곤봉으로 (때려서) 기절시키고 쌀을 훔쳐 가는 사건이 며칠 전(5월 중순)에 있었습니다.

안전부(경찰) 기동대가 매일 같이 골목길을 돌고, 걷는 사람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경비를 강화하라고 합니다만, 죽을 각오로 덤벼드는 사람한테 어떡하라는 겁니까? 사람들은 시간이 나면 산에 가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캔다고 필사적입니다.

5월 7일에 동사무소에서, 생활이 힘든 집에 옥수수 2kg씩 지급했습니다만, 우리 인민반에서는 힘든 세대가 10곳 가까이 되는데 2세대밖에 줄 수 없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사람들은 악만 남아서 여기저기서 싸움도 많이 나고,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가서(언쟁이 나서), 울고 불고 동네가 시끄럽습니다.

조금 제대로 먹는 집에서는, (주위의) 눈치를 볼 정도입니다. 걱정이 많습니다. 농촌에서는 아직 조그만 감자를 파서 훔쳐가기 때문에 벌써 밭의 경비를 선다고 합니다.

(참고사진) 한겨울에 혼자 지팡이를 짚고 걷는 노파에게 말을 걸었다. "80살. 생활이 힘들어져 아들 부부가 나가라고 했다"라고 답했다. 2011년 2월 평양시 교외에서 김동철 촬영 (아시아프레스)

◆ 노부모와 아이를 버리고 가버려

수요일(5월 17일) 인민반회의에서, 최근 생활이 힘들어져 부모를 방치하거나 버리고 집을 나오는 현상, 이혼, 유아 방치, 기업소와 조직에 보고하지 않고 거주지를 무단 이탈하는 행위에 대해서 엄중처벌한다고 안전원(경찰관)이 와서 통지했습니다.

버려진 부모가 죽었다는 것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알게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굶주린 노인이 집을 기어나와 구걸을 하고 있는데도 아들과 딸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민반에서는 (노부모를 버릴) 위험성이 있는 집에는 인민반장이 면회를 갑니다만, 특별한 대책도 없고 '중국에서 식량이 들어오면 바로 공급하니까 부모를 버리고 나가는 일은 하지 말라'라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꼬제비를 잡으면 어디에 살던 누구인지를 확인합니다. 지문은 모두 찍어놨으니까 확인해서 부모를 찾아내 데리고 가는데, 먹을 것이 없어서 (집에서) 나온 아이들을 (부모에게) 돌려보내면 어떡하나요? 부모가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저녁에 도로에 나와 앉아 우는 아이의 모습도 봅니다.

◆ 꼬제비는 잡아서 노동 동원

혜산시장에서는 꼬제비 단속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배회하고 있습니다. 단속을 피하려고 매대 사이에 숨겨달라고 조르는 꼬제비도 있습니다. 나이는 그렇게 어린 아이는 없고, 10살 이상부터 60대까지 다양합니다.

나이가 든 아이들은 잡아서 집단으로 농촌 동원이나 건설 현장으로 보내는데, 또 도망치니까, 안전부에서는 제대 군인을 (동원처의) 관리인원으로 추가 모집했습니다.

먹기 위해, 어떻게든 모두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도, 해내지 못하고 (사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5월 14일에는 부부가 여섯 살 아들과 함께 닭을 한 마리 사서 쥐약을 넣고 먹고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다행히 죽지 않았고, 고아원으로 가게 됐지만, 어떻게 될까요.

5월 26일 함경북도 회령에서 온 정보에 의하면, 국영인 '량곡판매소'에서 5월 하순에 어려운 세대에 한해 백미를 1kg 5200원으로, 2kg만 판매했다. 군량미에서 전용했다고 한다. 옥수수 판매는 없었다. 연초에는 4400원이었으므로, 공정(公定) 판매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1000원은 약 160원.

다음 회에는 최근 시장과 '양곡판매소'의 상황에 대해 보고한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